大法 “함영주 회장 공모 증명 안 됐다”… 파기환송 이유 보니
||2026.01.29
||2026.01.29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채용비리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일부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함 회장이 채용비리에 공모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공모’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돼야 한다는 기존 법리를 적용한 결과다. 함 회장은 8년 만에 사법 리스크에 마침표를 찍으며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29일 오전 10시 15분 함영주 회장의 업무방해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 사건 선고 공판을 열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일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다만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상고를 기각해 유죄가 확정됐다.
함 회장은 하나은행장으로 재직하던 2015년 공개채용 당시 지인의 아들이 하나은행에 지원했다는 말을 듣고 인사부에 지시해 서류전형 합격자 선정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2018년 6월 기소됐다. 또 2015·2016년 공채 과정에서 남녀 채용 비율을 4대 1로 설정해 남성을 더 많이 뽑도록 지시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1심 재판부는 2022년 3월 “부정 채용을 지시했다는 증거가 없고, 차별 채용 역시 은행장의 의사결정과 무관한 관여”라며 무죄를 선고했지만, 2023년 11월 항소심은 이를 뒤집어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항소심 판단의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대법원은 “공모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고, 제1심 및 원심에서 증언한 하나은행 인사부 채용 담당자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며 “원심이 제시한 여러 간접사실만으로는 이들 증언의 신빙성을 배척할 만큼 우월한 증명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1심 법정에서 2016년 합숙면접 당시 인사부 채용 담당자들이 일관되게 함 회장으로부터 합격 기준에 미달한 지원자를 재검토하라는 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고, 인사부장 보고 전후로 합격자 변동도 없었다고 증언한 점에 주목한 것이다.
특히 항소심이 함 회장의 지시에 따라 ‘추가 사정회의’가 있었을 것으로 추단한 부분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인사부 채용 담당자들이 그러한 회의가 없었다고 진술했고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도 없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심리 과정에서 1심의 판단을 뒤집을 만한 새로운 객관적 사유가 드러나지 않았는데도 1심을 번복하려면, 1심의 증거 판단이 명백히 잘못됐거나 논증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어긋나는 등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은 공판중심주의 및 직접심리주의에 관한 법리와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파기환송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함 회장의 형량은 서울고법에서 열릴 파기환송심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다만 대법원의 판결 취지에 따라 최종적으로 무죄를 선고 받거나 형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한편 대법원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상고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함 회장의 성차별 채용 혐의는 유죄가 확정됐고, 하나은행 법인에 대한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유죄 판단과 벌금 700만원도 그대로 유지됐다.
검사가 상고한 함 회장과 장기용 전 하나은행 부행장의 나머지 무죄 부분 역시 모두 기각돼 무죄가 확정됐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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