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적자에 흔들린 LG생건, 부담 커진 이선주 리더십
||2026.01.29
||2026.01.29
취임 4개월 차를 맞은 LG생활건강의 이선주 대표(사장)가 복합적인 경영 도전에 직면했다. 지난해 실적이 악화된 데다 화장품 사업 적자와 중국 시장 부진, 관세 변수까지 겹치며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올해 고성장 채널과 지역을 중심으로 주요 브랜드를 집중 육성해 한 자릿수 매출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63% 급감…화장품·중국 사업 '연중 최저'
LG생활건강은 지난 2025년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4728억원, 영업손실 72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고 28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주력인 화장품 사업 부진과 대규모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큰 폭의 손실을 냈다. 연간 기준으로도 매출은 6조3555억원, 영업이익은 1707억원으로 각각 6.7%, 62.8% 줄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실적 부진의 핵심 원인은 화장품 사업 적자다. 회사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해 온 화장품 부문 매출은 2025년 1분기부터 하락세를 이어가다 4분기에는 매출 5663억원, 영업손실 814억원을 기록하며 연중 최저 실적을 냈다. 중국 시장 부진도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2025년 4분기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6% 급감해 해외 지역(북미·일본) 가운데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생활용품(HDB) 사업도 마케팅 투자 확대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흔들렸다. 북미와 일본을 중심으로 닥터그루트, 유시몰 등 주력 브랜드가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프리미엄 브랜드 육성을 위한 비용 증가가 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음료 부문 역시 내수 침체와 계절적 비수기, 희망퇴직 등 인력 효율화 비용이 겹치며 4분기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이 같은 실적 충격은 2025년 10월부터 경영 전면에 나선 이선주 대표 체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최근 LG생활건강의 목표주가를 기존 27만원에서 25만원으로 낮추는 등 보수적인 전망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한자리수 매출 성장 목표…북미·일본 중심 해외 공략 강화
이 대표는 올해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편 ▲고객 경험 혁신 ▲고성장 지역 집중 육성 ▲수익성 구조 재정비 등 네 가지 핵심 과제를 중심으로 경영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는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유통 채널을 다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닥터그루트 헤어·스칼프 라인과 트리트먼트 제품은 북미에서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더페이스샵(TFS)과 빌리프도 인지도 상승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조직 차원의 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15년간 이어온 광화문 시대를 마무리하고 오는 3월 LG서울역빌딩으로 본사를 이전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전을 계기로 업무 환경과 조직 운영 방식 전반에 변화가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올해 경영 목표를 ‘과학에 기반한 뷰티·건강 기업’으로 제시하고 한 자릿수 매출 성장을 다짐했다. 이를 위해 디지털 커머스와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등 고성장 채널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북미·일본 등 성장성이 높은 해외 시장 공략도 강화할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선주 대표는 위기 국면에서 영입된 CEO인 만큼 단기 실적보다 체질 개선과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며 “부진한 화장품 사업 회복과 북미·일본 중심의 성장 축을 얼마나 빠르게 안착시키고, 글로벌 브랜드 운영 경험을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하느냐가 리더십 평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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