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조사 방해에 칼 뺀다… 정부, 이행강제금 현실화
||2026.01.29
||2026.01.29
정부가 기업의 자료 제출 거부에 실질적 제재를 가하는 이행강제금 제도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낮은 과태료 수준을 버티며 조사를 지연시켜 온 대기업과 글로벌 빅테크의 관행에 제동을 걸겠다는 취지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2월 초 정책위원회 간담회를 열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이행강제금 신설 방안을 정부와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개인정보위는 ‘2026년 개인정보 조사업무 추진 방향’에 이행강제금 신설 의지를 밝혔다. 이번 당정 간 협의를 통해 제도를 구체화하는 것이다.
이행강제금은 정부의 자료 제출 요구를 이행하지 않은 기업에 부과하는 강제수단으로, 일종의 벌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조사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직전 사업연도 기준 일평균 매출액의 최대 5%’를 이행강제금으로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공정위는 이행강제금 제도가 이미 있으나, 현재 상한이 일평균 매출액의 0.3% 또는 200만 원에 머물러 대기업을 상대로는 제도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부가 이처럼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배경에는 법 위에 선 듯한 일부 기업의 행태가 있다.
실제 구글·애플·넷플릭스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그간 ‘과세 자료 제출을 기피하면 최소 500만 원에서 최대 50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국세기본법 88조를 적극 이용해 법인세 납부를 회피해 왔다.
해당 법 조항은 ‘세무 조사 하나당 한 건의 과태료만 인정한다’는 법원 판례가 적용돼 기업이 수차례 자료 제출과 조사를 거부해도 정부가 부과할 수 있는 과태료는 최대 5000만 원에 불과하다. 그간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법인세 수천억 원을 회피할 수 있었던 이유다.
구글코리아는 2024년 공식 매출 3869억 원을 올렸다며 법인세 172억 원을 납부했다. 하지만 최수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국민의힘)에 따르면 구글코리아의 2024년 매출액 추정치는 최대 11조3020억 원으로, 내야 할 법인세는 약 6762억 원에 이른다. 어림잡아 약 6600억 원의 세금을 회피한 것이다.
국회 관계자는 “빅테크를 포함해 기업 대부분은 로펌을 등에 업고 법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정부의 자료 요구에 대해 제출을 최대한 미루는 방식을 쓴다. 이러면 정부는 몇 번이고 자료 보완을 요구하게 되고 조사는 지연된다”며 “법 위반 사항은 아니다 보니 산업계에는 하나의 술수로 자리 잡았다. 이번 정부의 이행강제금 강화는 이러한 기업 행위를 근절하겠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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