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이불루 화이불치”… 김건희 1심 판사가 꺼낸 사자성어, 무슨 뜻?
||2026.01.28
||2026.01.28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라는 말처럼 굳이 값비싼 재물을 두르지 않더라도 검소하게 품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28일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가 인정돼 1심에서 징역 1년 8개월이 선고됐다.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양형 사유를 말하며 이 같은 사자성어를 들어 김 여사의 처신이 부적절했다고 판단했다.
◇“값비싼 재물 두르지 않더라도 검소하게 품위를 유지할 수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8일 자본시장법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과 추징금 1281만5000원을 선고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 여사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20억원, 추징금 9억4800여 만원을 구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혐의 중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 명태균 여론조사(정치자금법 위반) 관련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현안 청탁과 함께 고가 물품을 전달받은 혐의만 일부 유죄로 인정됐다.
우 판사는 양형 사유를 말하면서 “영부인은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대통령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대통령과 함께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존재다. 그에 걸맞은 처신이 필요하고, 기본적으로 높은 청렴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솔선수범을 보이지 못할망정 국민에게 반면교사가 되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했다.
이어 “영리추구는 인간의 거개(擧皆·거의 대부분) 인간의 본성이다. 그러나 지위가 영리추구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권력에 대한 금권(金權)의 접근은 다반사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위가 높을수록 이를 의식적으로 경계해야 한다. 그런데 피고인(김 여사)은 자신의 지위를 영리추구의 수단으로 오용했다”고 판단했다.
우 판사는 “피고인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청탁과 결부되어 공여된 고가의 사치품을 뿌리치지 못하고 수수한 다음, 이를 가지고 자신을 치장하는 데 급급했다”고 말했다.
그는 “검이불루 화이불치라는 말처럼, 굳이 값비싼 재물을 두르지 않더라도 검소하게 품위를 유지할 수 있다”면서 “다만 금품수수를 피고인이 먼저 요구한 적은 없다”고 봤다.
또 “피고인이 윤영호의 청탁을 배우자인 대통령에게 전달해 청탁을 실현시키려 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는다”며 “뒤늦게나마 가방 등을 공여받은 자신의 사려깊지 못한 행동에 대하여 일부 자책하며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국사기에 백제 궁궐 묘사한 표현으로 첫 등장
검이불루 화이불치는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다는 뜻이다. ‘삼국사기’ 백제본기에서 온조왕 때 하남위례성에 지어진 궁궐을 묘사한 표현이라고 한다. ‘조선경국전’에서 정도전도 비슷한 말을 하면서 조선 궁궐 건축의 미학으로 설명했다.
미술사학자인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방송에 출연해 여러 차례 ‘한국 전통의 미학’으로 검이불루 화이불치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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