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통령, 金총리에 “쿠팡 등 美기업 불이익 주지 말라”… 관세 인상 배경 주목
||2026.01.28
||2026.01.28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최근 김민석 국무총리와 만나 한국 정부가 쿠팡을 비롯한 미국 기업들에 불이익을 주는 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밴스 부통령이 지난주 워싱턴DC에서 김 총리와 만나 쿠팡을 포함한 미국 기술 기업들에 불이익을 주는 조치를 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 측이 쿠팡과 같은 기술 기업에 대한 한국 정부의 처우와 관련해 “의미 있는 완화(meaningful de-escalation)”를 원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대화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자동차 등 제품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다시 인상하겠다고 밝히기 불과 며칠 전에 이뤄졌다. 이에 따라 관세 인상 결정의 배경에 한국의 미국 기업 대우 문제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WSJ은 “이 대화는 양국 간 무역 긴장이 정점에 이르기 직전에 이뤄졌다”고 전했으며 부통령실은 관련 논평을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 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 국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 통과가 지연되고 있다며 자동차 등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재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보다 사흘 전인 23일 밴스 부통령은 방미 중이던 김 총리와 만나 쿠팡 문제 등을 논의했다.
김 총리는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당시 회담과 관련해 “쿠팡 문제에 대해 미국 기업에 차별적 대우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명료하게 설명했다”며 “그럼에도 밴스 부통령은 이 사안이 양국 정부 간 오해로 번지지 않도록 과열되지 않게 상호 관리해 나가자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쿠팡은 한국 법인 지분 100%를 미국 증시에 상장된 모회사 쿠팡 아이엔씨(Inc.)가 보유하고 있다. 쿠팡의 미국 투자사들은 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한국 당국의 대응이 일반적인 규제 집행 수준을 넘어섰다며 그로 인한 주가 하락 등 손실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2곳은 최근 한국 정부를 상대로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통보하고, 미국 정부에도 조사와 조치를 요청하는 청원을 제출한 상태다.
이와 함께 지난해 말 한국 국회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과 현재 입법이 추진 중인 온라인 플랫폼 규제에 대해서도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 의회 일부에서는 ‘검열’이자 ‘미국 기업 차별’이라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WSJ은 지난해 11월 14일 체결된 한미 대미 투자 관련 양해각서(MOU)에 한국의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약속과 함께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차별 금지 조항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위협은 무역 합의 입법화 지연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대우 등 여러 사안에 대한 불만이 행정부 내부에서 커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백악관 관계자는 미국 기업이나 종교 관련 문제가 이번 관세 인상 결정의 원인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관세를 인하했음에도 한국은 약속 이행에서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며 “한미 관계에서 제기된 다른 문제들은 이번 대통령의 결정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 방침을 밝혔지만, 행정부는 아직 행정명령이나 관보 게재 등 구체적인 행정 절차는 밟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양국 정부 간 협상의 여지는 아직 남아 있다고 WSJ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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