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 대형사 쏠림 가속화… ‘빅5’ 시총 비중 90% 육박
||2026.01.28
||2026.01.28
증시 호황 속 증권주 투자심리가 대형사로 쏠리면서 업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1년 전 70%대였던 대형사 5곳 비중은 현재 84%로 급증했다. 이익 격차, 브로커리지 점유율 등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문제는 종합투자계좌(IMA) 및 발행어음 인가로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부문 등을 보완할 새 수익원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형 증권주 5곳(미래에셋·한국금융·키움·삼성·NH)의 합계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58조1032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소속 증권주 19곳 전체 시총(69조377억원)의 84.2%를 차지하는 규모다. 약 1년 전인 2024년 말 78.1%(25조7415억원 중 20조926억원)였던 것과 비교해 6%포인트 이상 올랐다. 2021년 말 75.3%, 2022년 말 77.8%, 2023년 말 77.9% 수준이었던 대형주 비중은 증시 호황기를 맞은 작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증권주 투자심리가 대형사로 쏠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2024년 말 대비 등락률을 보면 대형 5개사는 평균 192.6% 오른 반면 중소형 14개사는 평균 108.9% 오르는 데 그쳤다. 이 기간 코스피 등락률(111.9%)을 3%포인트 밑돈다. 이조차 ‘자사주 소각 테마주’로 떠오른 신영증권(등락률 123.0%)·부국증권(150.6%)을 제외하면 평균 등락률은 72.6%로 내려간다.
양극화는 이익 규모에서 판가름이 났다. 대형주 5곳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5조925억원으로 전년동기(3조7159억원) 대비 37% 늘었다.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증권은 지난해 순이익 1조84억원을 올리며 역대치를 거뒀고 한국금융지주(순이익 전망치 2조602억원), 미래에셋증권(1조3085억원), 키움증권(1조1429억원) 등도 최대 실적을 앞두고 있다.
물론 중소형 13개사(3월 결산법인 신영증권 제외)도 3분기 누적 순이익이 4713억원에서 8542억원으로 81.3% 늘긴 했으나 이는 2024년 이익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다. 증시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호황 등을 맞았던 2021년(1조6154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증시 거래대금 확대에 따른 수익 효과를 볼 수 있는 브로커리지 점유율 차이가 크다는 점도 주가 양극화를 심화했다. 국내(코스피·코스닥)·해외 주식 수탁수수료 수익을 기준으로 보면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대형사 5곳의 수익 비중은 47.4%(2조4586억원)로 업계 전체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반면 중소형 14개사는 비중이 13.4%(6959억원)에 그쳤다. 나머지는 비상장 대형 증권사(메리츠·KB·하나·신한)들이 20%가량 차지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IMA 및 발행어음 인가 등에 따라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이익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IMA란 자기자본 10조원 이상 증권사가 고객에게 투자를 받아 대신 기업어음·모험자본에 투자하고 수익을 고객과 나누는 상품으로 IMA 사업자는 자기자본의 300%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이익을 증대시킬 가능성이 크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만 내놓을 수 있는 발행어음도 자기자본의 200% 한도로 고객에 돈을 거둬 투자하는 게 가능하다.
IMA 인가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은 키움증권 등이 작년 말 각각 인가됐고 NH투자증권은 IMA 인가를, 삼성증권은 발행어음 인가를 앞둔 상태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주가는 거래대금이 늘어나면서 상승했는데 브로커리지는 그간 투자와 마케팅을 많이 해왔던 대형사들이 점유율을 가져갈 수밖에 없는 시장 구조여서 상대적으로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중소형사로선 비집고 들어가긴 어렵다”며 “(IMA 및 발행어음으로) 대형사의 차입 한도는 더 커지는 것이기 때문에 레버리지 효과에 의해 대형사는 수익성을 키울 수 있고 중소형사는 이 기회를 못 가져가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격차를 좁히기 위해선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그간 중소형사들이 수익을 냈던 부동산 PF 시장이 침체에 빠진 게 (실적 저하에) 크게 작용했다”며 “제너럴한 마켓으로 가기보단 커지고 있는 모험자본 시장 내에서 전문화된 니치마켓을 찾거나 특정 섹터에 대한 전문성·서비스를 키우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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