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경쟁자 제거냐’ '진보 통합 승부수냐'…정청래, 합당 셈법은
||2026.01.28
||2026.01.28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의 여진 계속
세력 불려 당권→대권 발판 해석분분
천하람 "대권 경쟁자 사전 제거" 주장
정치권 "터무니 없는 '음모론'" 일축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제안하면서 민주당 내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정청래 대표의 기습 합당 제안의 속내를 두고 진보진영 통합을 꾀한 '외연 확장용'이냐,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조국 대표 견제용'이냐 등 해석이 분분하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대표의 합당 제안을 둘러싼 해석은 크게 △외연확장을 통한 본인 세력 확대 △이를 기반으로 한 차기 대권 경쟁자 조기 차단 등이 공공연히 거론된다.
저조한 지지율이 이어지는 혁신당과 합당하더라도 민주당에 득이 될 부분이 모호하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 가운데, 결국 정 대표가 외연을 확장해 당권 연임에서 나아가 차기 대권 기반을 다지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우선 진보진영 통합 이후 6·3 지방선거를 비롯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압승할 경우 정 대표의 입지가 한층 올라갈 수 있다. 즉 합당을 하지 않고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이재명 대통령의 공이 되지만, 합당 이후 승리할 경우 정 대표의 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 대표가 당 지지율이 한 자릿수 초반대에 불과한 혁신당에 합당을 제안한 것은 비례대표에서 지역구 의원을 바라는 혁신당 소속 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혁신당은 원내 제3당임에도 소속 의원 12명이 모두 비례대표다.
여권 관계자는 "합당 제안으로 혁신당 의원들의 마음이 뒤숭숭할 것"이라며 "우스갯소리로 정치인은 당선 바로 다음 날 재당선을 꿈꾸고, 비례대표의 경우 재당선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다음 선거에서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되고 싶어 한다. 정 대표도 비례대표의 심경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차기 대권의 꿈이 있는 정 대표가 마찬가지로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조 대표에 지방선거 혹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을 주고, 소위 '깔끔하게 패배' 하도록 해 경쟁자를 사전 차단하기 위한 노림수라는 주장도 나온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최근 라디오에서 "정 대표는 당원 지지는 많을지 몰라도 당내 기반이 약하다"며 "따라서 혁신당 의원들뿐만 아니라 혁신당 당원들까지 자신이 노리는 당대표 연임을 위한 세력으로 포섭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천 원내대표는 진행자가 '정 대표도 대선 꿈이 있는데, 조 대표가 들어오면 경쟁자만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여의도에선 서울시장 자리를 조 대표에게 주는 것으로 경쟁자를 '세련되게 제거하려 한다'는 말이 돌고 있다"며 "정 대표도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선 어차피 조 대표를 꺾어야 하기에 일단 손을 잡고 보자는 판단도 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처럼 합당 후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정 대표는 진보진영 통합이라는 성과와 함께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당권 연임의 명분이 커진다. 이어 정 대표가 연임하면 2028년 총선 공천권을 쥐게되고, 이는 합당한 혁신당 출신 의원들의 주요 관심사로 부상할 수 있다.
나아가 조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중 어느 한 곳에서라도 당선되지 못할 경우, 23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정 대표에 손을 뻗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만약 이 시기 총선이 전적으로 정 대표의 주도 하에 치러질 경우, 2030년 대선을 2년 앞둔 상황에서 조 대표의 대권가도는 뒤로 밀리게 될 여지가 있다.
정치권 관계자들 중에서는 천 원내대표의 주장에 회의적인 관측을 내놓는 이들도 적지 않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합당으로 가장 득을 보는 쪽은 정 대표가 맞다"면서도 "정 대표가 대권을 염두에 두고 조 대표를 사전 견제하겠다는 해석은 터무니 없는 음모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조 대표가 합당해 민주당과 반대되는 독자 노선을 통해 수시로 갈등을 일으킬 경우 당내 '비주류'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때문에 조 대표의 합당 이후 행보는 그간 펼쳐오던 강경 노선을 자제하면서 국민의 지지를 얻는 게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 대표가 조 대표를 견제하려면 할 수 있겠지만 당장은 그럴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정 대표의 합당 제안은 우선 당내 친문(친문재인) 세력을 넓혀 친명(친이재명) 세력을 축소시킨 다음, 차기 당권을 통한 민주당 내 역학관계의 변화를 꾀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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