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5% 관세 피해액 5조 넘어 차량 90% 美수출 韓GM도 타격 경기 평택항에서 수출 대기 중인 자동차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대미 투자 확대에 대한 한국 국회의 입법 지연을 이유로 자동차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히자 국내 자동차 업계는 또 불확실성의 미로에 빠졌다. 실제 25% 관세가 부과되면 현대차그룹만 연간 8조 원 넘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체 및 부품사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정확한 의중과 실제 관세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파악하는 데 분주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한미 관세 협정 타결로 6개월 만에 겨우 관세 악몽에서 벗어났는데 3개월도 안 돼 상황이 바뀌었다”며 “수개월간 협의를 거쳐 결정한 사안을 하룻밤 만에 뒤집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5% 관세를 바탕으로 짜놓은 올해 경영 계획이 무효화될 위기”라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의 25% 관세로 지난해 2·3분기에만 3조 6690억 원의 비용을 부담했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4분기까지 합치면 관세로 인한 손실은 5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엄포대로 25%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현대차그룹의 관세 비용이 8조 4000억 원에 달하고 영업이익률은 9.7%에서 6.3%로 3.4%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그룹은 25% 관세를 차값에 반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15% 관세를 적용받고 있는 유럽·일본 브랜드에 대해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도 현대차그룹은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을 실시하지 않았다.
미국 수출 물량이 전체 판매의 약 90%를 차지하는 한국GM도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직영 정비소 폐쇄 등에 따른 노사 갈등에 더해 수익성까지 타격을 받아 철수설이 재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GM의 지난해 관세 부담액은 2조 8000억 원으로 추정되며 올해도 25% 관세 부과 시 6조 원에 달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GM의 연간 영업이익 1조 3567억 원(2024년 기준)을 훨씬 상회하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