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 왜 비쌌나 했더니… 담합·조작으로 4천억 탈세
||2026.01.27
||2026.01.27
생필품 가격을 담합과 원가 부풀리기 등 불공정 행위로 과도하게 인상한 뒤 세금을 회피한 업체들이 세무조사를 받는다. 생리대와 식품 첨가물, 안경, 물티슈 등 서민 생활과 직결된 품목을 취급하는 기업들이 대상이며, 이들이 탈루한 세금 규모는 약 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세청은 27일 불공정 행위로 생활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서민 부담을 가중시킨 이른바 ‘생필품 폭리 탈세자’ 17곳에 대해 고강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가격 담합 등으로 시장을 왜곡한 독·과점 기업 5곳, 원가를 부풀린 생필품 제조·유통업체 6곳, 거래 질서를 문란하게 한 먹거리 유통업체 6곳이다. 이 가운데 대기업 2곳, 중견기업 2곳, 중소기업 13곳이 포함됐다.
식품 첨가물을 제조하는 대기업 A사는 경쟁사와 가격 담합을 통해 제품 가격을 물가 상승률을 웃돌게 인상한 뒤, 허위 매입 세금계산서를 활용해 이익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약 1500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 조사 결과, 이 회사는 담합 업체와 원재료를 고가로 교차 거래하며 원가를 부풀렸고, 담합 대가는 위장 계열사를 통해 수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현지 사무소 운영비를 과다 계상해 사주 자녀의 해외 체재비와 유학 자금으로 유용한 정황도 포착됐다.
생리대 등 위생용품을 생산하는 B사는 독과점 지위를 활용해 판매 가격을 30% 이상 인상한 뒤, 특수관계법인에 과도한 판매 장려금과 수수료를 지급해 이익을 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수관계법인이 부담해야 할 광고·마케팅 비용을 대신 지급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부풀렸고, 위장 계열사를 통한 허위 용역비 지급 등으로 법인 자금을 유출한 정황도 확인됐다. 국세청은 이 과정에서 탈루된 세금 규모가 약 1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안경과 물티슈 등 다른 생필품 제조·유통업체들 역시 실체 없는 원가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인상한 뒤, 특수관계법인을 끼워 넣어 거래 구조를 복잡하게 만들고 허위 용역 계약으로 원가를 부풀린 사실이 적발됐다. 일부 업체는 법인 자금으로 고급 주택이나 슈퍼카를 구입해 사적으로 이용하거나, 법인 신용카드를 골프·유흥 등 사치성 지출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세청은 세무조사 과정에서 조세 포탈이나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등 범칙 행위가 확인될 경우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형사 고발하는 등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