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이제 진짜 원팀 되어야 [줌인IT]
||2026.01.27
||2026.01.27
카카오가 최근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조직을 다시 짰다. 기존 ‘4개 위원회·2개 총괄·1개 단’에서 ‘3개 실·4개 담당’ 구조로 개편했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조직 개편일 뿐이다. 하지만 카카오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이번 조직개편은 카카오의 명운이 건 선택에 가까워 보인다. 메시지는 분명하다. 흩어지지 말고 하나로 움직이자는 것이다.
그동안 카카오는 각 계열사가 따로 움직였다. 서비스는 많았지만 하나의 회사처럼 작동하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콘텐츠 서비스다.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웹툰은 같은 기업이 운영하지만 이용자 입장에서 두 서비스는 여전히 분리돼 있다. 어디에서 무엇을 결제했고 어떤 콘텐츠를 선호하는지에 관한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는다. 한 지붕 아래 살지만 서로의 생활을 모르는 셈이다.
이런 단절은 카카오가 미래 먹거리로 내세운 에이전틱 AI 전략에서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에이전틱 AI는 사용자의 상황과 맥락을 이해하고 먼저 행동을 제안하는 비서형 AI다. 비가 오면 택시 호출을 권하고 즐겨보는 웹툰의 신작이 나오면 결제를 제안하는 방식이다. 이런 AI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이용자의 이동, 소비, 콘텐츠 이용 정보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돼 있어야 한다.
하지만 계열사들이 각자 벽을 세운 구조에서는 AI가 참고할 정보 자체가 제한된다.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아무리 좋은 모델을 써도 데이터가 끊긴 환경에서는 ‘똑똑한 비서’가 될 수 없다. 사방이 막힌 방 안에서 비서 역할을 하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미 카카오톡에 탑재된 챗GPT 포 카카오를 두고도 굳이 카카오에서 써야 할 이유가 제한된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기존 챗GPT 앱과 카카오톡 내 챗GPT의 차별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카카오가 보유한 택시, 쇼핑, 금융, 콘텐츠 서비스가 AI를 통해 하나로 엮이지 못하면 카카오만의 AI 비전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이번 개편으로 정신아 대표의 지휘 범위는 한층 분명해졌다. 이제 남은 과제는 실행력이다. 계열사 간 이해관계와 내부 자존심 싸움을 정리하지 못하면 조직 개편은 형식에 그칠 수밖에 없다. 카카오라는 거대한 생태계를 AI라는 하나의 축으로 묶는 작업이 실제로 이뤄져야 한다.
결국 성공 여부를 가르는 기준은 단순하다. 사용자가 “카카오 AI는 내 상황을 잘 안다”고 느끼는가다. 이번에도 각자도생 구조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카카오의 다음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허상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의 AI 비전은 이제 구조와 실행에서 증명돼야 한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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