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로쿤밍기아 콧구멍, 실은 눈이었다
||2026.01.27
||2026.01.27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척추동물로 여겨지는 밀로쿤밍기아(Myllokunmingia)는 눈이 4개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수리에 자리한 콧구멍은 사실 제3, 4의 눈이며, 진화 과정에서 뇌 속으로 파고 들어가 송과체로 변화했다는 주장에 관심이 모였다.
영국 레스터대학교 및 중국 윈난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21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냈다.
밀로쿤밍기아는 약 5억1800만 년 전 캄브리아기에 출현한 고생물이다. 초기 척삭동물로, 가장 오래된 척추동물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번에 연구팀은 이 동물의 눈이 2개가 아닌 4개라는 사실을 처음 밝혀 시선이 쏠렸다.
밀로쿤밍기아의 복원도 「사진=레스터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눈은 시각을 담당하는 주요 기관이지만 일부 동물은 진화 시 형태와 기능이 변하기도 한다. 중국 남부에서 발굴한 밀로쿤밍기아 화석을 분석한 연구팀은 캄브리아기의 높은 포식 압력에 적응한 이 동물이 눈 2개를 뇌로 숨겼다고 결론 내렸다.
윈난대 고생물학자 레이샹통 박사는 “사람을 포함한 현재의 척추동물 대부분은 턱을 가진 악구류인데 밀로쿤밍기아류는 턱이 없는 척추동물의 초기 그룹 무악류”라며 “이번 발견은 턱이 없는 척추동물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알아낼 중요한 힌트”라고 평가했다.
이어 “화석의 보존 상태가 상당히 좋아 눈의 수를 셀 수 있었고, 각각 어떻게 기능했는지 특정도 가능했다”며 “밀로쿤밍기아의 머리 양측면에는 큰 눈이 하나씩 자리했고 정면 중앙에 작은 눈 두 개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이 분석한 밀로쿤밍기아의 화석 「사진=레스터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전자현미경 관찰을 실시한 연구팀은 이 동물의 눈이 모두 정교한 카메라 렌즈와 같았다는 입장이다. 곤충의 복안과 달리, 렌즈로 빛을 모아 안쪽 망막에 초점을 맞춰 상을 맺는 구조다. 이는 밀로쿤밍기아가 단순히 빛을 감지한 것이 아니라 선명하게 형태를 봤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렌즈형 눈이 보존된 가장 오래된 동물 사례는 캐나다 버제스 혈암에서 발굴된 샘플이다. 이번 밀로쿤밍기아 화석은 그 역사를 1000만 년 이상 앞당겼다.
레이샹통 박사는 “사실 밀로쿤밍기아의 작은 눈 2개는 사라진 것이 아니고, 뇌 깊숙이 파고들어 송과체라는 기관으로 바뀌었다”며 “포유류의 송과체는 눈(망막)으로부터 신호를 받아 간접적으로 빛을 느끼고, 수면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밀로쿤밍기아의 근연종 하이코우이크티스의 복원도 「사진=리치먼드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박사는 “일부 도마뱀이나 어류는 송과체 자체가 직접 빛을 감지해 정수리에 제3의 눈을 가졌다고 본다”며 “이번 연구로 판명된 것은, 초기 척추동물에 있어 이 송과체의 근원이 된 기관이 충분히 발달한 한 쌍의 눈이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견은 밀로쿤밍기아의 작은 눈 한 쌍이 기적적으로 보존된 화석 덕분에 가능했다. 보통 눈과 같은 부드러운 조직은 부패하기 쉬워 화석으로 남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래서 학자들 대부분은 밀로쿤밍기아의 정수리에 있는 작은 점이 원시적인 코(후각기관)라고 여겼다.
밀로쿤밍기아의 근연종 하이코우이크티스(하이쿠이크티스, Haikouichthys)의 화석에서도 같은 구조를 확인한 연구팀은 눈의 극적인 진화가 개체의 변이가 아닌 이 그룹의 공통적 특징일 가능성을 떠올렸다. 연구팀은 추가 조사를 통해 이 가설이 맞는지 입증할 계획이다.
정이안 기자 al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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