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뻗던 BTS, 완전체 컴백 무대로 왜 ‘광화문’ 택했나 [D:이슈]
||2026.01.27
||2026.01.27
3월 '광화문광장'에서 완전체 공연 추진
케이팝 그룹 단독공연 허용은 전례 없는 일
국가유산청에 이어 서울시가 방탄소년단(BTS)의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발매 기념 공연을 위한 광화문광장 사용을 허가했다. 사실상 큰 이변이 없는 한, 3월 20일 앨범 발매 즈음에 진행될 방탄소년단의 완전체 컴백 무대는 대한민국 심장부인 광화문에서 펼쳐질 전망이다.

물론 최종 성사까지 넘어야 할 산은 있다. 하이브 측은 광화문광장에서 1만 8000명 규모로 공연하고, 서울광장에서도 3만명 규모로 행사를 열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실제로 행사가 열리려면 10만명 가량의 인파가 운집할 것으로 예상돼 서울시는 안전 관리를 비롯한 교통문제, 숙박 서비스 등 다각적인 검토를 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하지만 행정 당국이 케이팝(K-POP) 그룹의 단독 공연을 위해 광화문광장 등을 내어주기로 결정한 것 자체가 전례 없는 일이다. 서울시 역시 안전관리계획 심의 통과를 전제로 출연진과 관람객의 퇴장시간 중복 방지, 교통 불편 최소화 등이 보완되는 대로 신속하게 허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신곡 발표회를 넘어 케이팝 역사에 중요한 변곡점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방탄소년단은 경복궁 근정전이나 숭례문 등 한국의 전통문화유산을 배경으로 퍼포먼스를 선보여 왔다. 이는 한국의 아름다움을 영상에 담아 해외로 송출하는, 이른바 문화 ‘수출’의 최전선에 선 행보였다. 반면 이번 광화문 공연은 결이 다르다. 공연명은 ‘K-헤리티지와 케이팝 융합공연’(가제)로 하이브는 “광화문광장은 한국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이라며 “여기서 공연을 열어 한국에서 태어난 BTS의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한국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광화문광장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촛불 집회부터 월드컵 거리 응원에 이르기까지, 현대 한국 사회의 역동성과 정체성이 응축된 공간이다. 방탄소년단은 이곳을 무대로 택함으로써 전 세계의 시선을 서울의 한복판으로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멤버들이 경복궁을 출발해 광화문광장 무대에 오르는 과정을 OTT를 통해 190개국에 송출할 예정이다. 하이브는 약 5000만명의 실시간 시청자가 모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단순히 콘텐츠를 세계로 내보내는 것을 넘어, 글로벌 팬덤과 세계인의 관심을 한국이라는 물리적 공간으로 끌어당기는 ‘문화적 유입’을 시도하는 것과 같다.
물론 일각에선 특정인, 특정 기업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따라붙을 수 있다. 하지만 하이브는 이런 시선도 사전에 차단했다. 이번 컴백 공연을 ‘무료’로 진행하면서 사실상 ‘영리’ 목적을 배제하고 전 국민과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공공 문화 행사’ 혹은 ‘공익적 기여’의 성격으로 규정하며 명분을 확보했다. 사실상 서울시와 한국의 입장에선, 방탄소년단이라는 브랜드가 가진 파급력을 공공재 성격으로 활용하는 셈이다.
하이브에 따르면, 글로벌 숙박 플랫폼 호텔스닷컴 집계 결과 지난 14일 방탄소년단의 투어 계획 발표 이후 48시간 동안 해외에서 서울로 향하는 여행 검색량은 전주 대비 155% 증가했고, 오는 6월 공연이 개최되는 부산의 검색량은 무려 2375% 급증했다. 일본,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지역에서는 부산 여행 검색량이 수천 퍼센트 이상 증가했다. 내국인들의 서울(190%), 부산(3855%) 여행 검색량 역시 큰 폭으로 늘었다.
무엇보다 이번 공연이 갖는 가장 큰 함의는 장소와 콘텐츠의 결합에 있다. 방탄소년단의 컴백 앨범명은 ‘아리랑’이다. 한국인의 정서인 ‘한(恨)’과 ‘흥(興)’이 공존하는 광화문이라는 공간에서, 민족 고유의 정서를 담은 신곡 ‘아리랑’이 울려 퍼지는 셈이다.
이는 케이팝이 글로벌 트렌드를 좇는 단순한 상업적 상품을 넘어, 한국 고유의 정신과 문화적 원형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는 행보다. 가장 한국적인 공간인 광화문에서 울려 퍼질 ‘아리랑’은 그 자체로 케이팝의 깊이와 정체성을 증명하는 거대한 의식이 될 전망이다.
나아가 이번 공연은 방탄소년단이 수행해 온 ‘글로벌 문화 사절단’의 역할이 전환점을 맞았음을 시사한다. 그간 우리 문화를 해외로 송출하는 ‘수출의 주역’이었던 이들이, 이제는 세계인의 시선과 발길을 서울의 심장부로 끌어당기는 ‘유입의 구심점’으로 거듭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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