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기폭제’ 3차 상법 개정 임박...재계 경영 위축 우려도
||2026.01.27
||2026.01.27
[디지털투데이 오상엽 기자] 국내 주식시장이 '오천피·천스닥' 시대를 맞은 가운데 가장 강력한 밸류업 기폭제로 평가받는 3차 상법 개정이 임박했다. 다만 재계는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며 제도 보완과 배임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차 상법 개정안은 이르면 2월 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쳐 본회의 통과가 유력하다. 원래 지난주 법사위 논의가 예정됐으나 여러 정치적 이슈들로 불발됐다.
앞서 1차 상법 개정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해 이사회가 대주주뿐만 아니라 일반 주주의 이익까지 고려하도록 명문화했다.
이어 2차 개정에서는 감사위원 선임 시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 룰'과 소액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집중투표제' 의무화를 도입하며 지배구조 개선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 3차 개정안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했다. 회사가 자사주를 신규 취득할 경우 1년 이내에, 기존 보유 자사주는 6개월의 유예 기간 후 1년 이내에 소각해야 한다.
또 '중복상장(쪼개기 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거나 주주 보호 장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재계는 3차 상법 개정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경영 현장의 현실을 고려한 보완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 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 경제 8단체는 "합병 등 구조 개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취득한 자사주(비자발적 취득)까지 일괄적으로 소각하게 하면 기업 구조조정과 신사업 진출이 늦어질 수 있다"며 예외 조항 마련을 건의했다.
또 "기존 보유 자사주의 경우 규모가 막대한 만큼 소각 유예 기간을 1년으로 늘리고 소각뿐만 아니라 처분도 가능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경제계는 "이사 충실의무 확대로 사법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배임죄 개선이 지지부진하다"며 "경영판단 원칙을 명문화해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3차 상법 개정 처리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25일 자신의 SNS(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정상화를 위한 상법 개정을 두고 기업과 나라가 망할 듯 호들갑 떨며 저항했지만 막상 개정하고 나니 기업과 국가, 사회 모두가 좋아지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 5000 시대에도 불구하고 정치 성향에 따라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와의 오찬에서는 "상법 개정안을 빠르면 빠를수록 좋으니 조속히 처리하라"고 신속한 속도를 주문했다.
또 재계에서 우려하는 '배임죄 폐지'도 속도를 내달라고 했다. 기업 경영 활동 위축을 막고 과감한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증권가에서는 3차 상법 개정이 시장에 미칠 파급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로 코스피 상장사들의 유통 주식 수가 연평균 1%씩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며 "이는 주당순이익(EPS) 증가로 이어져 코스피 밸류에이션 재평가(리레이팅)의 확실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자사주 소각은 주가 부양의 가장 직접적이고 강력한 수단이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악용하거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대주주 지배력을 강화하는 자사주 마법에 활용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오기형 코스피5000 특위 위원장은 "자본시장의 기초 체력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 개혁은 멈출 수 없다"며 "3차 상법 개정은 코스피 5000을 넘어 6000, 7000 시대를 여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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