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가는 美 셧다운 시계… 미네소타 총격이 부른 예산 교착
||2026.01.26
||2026.01.26
미국 연방정부가 다시 셧다운 위기에 몰렸다. 지난해 43일간 이어진 사상 최장기 셧다운이 끝난 지 불과 두 달여 만이다. 이번에는 미네소타에서 발생한 연방 이민 단속 요원의 총격 사건이 예산 협상을 얼어 붙게 만들었다. 상원 민주당이 국토안보부 예산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오는 30일 자정으로 예정된 예산 시한이 워싱턴 정국 뇌관으로 떠올랐다고 주요 매체들은 전했다.
위기의 발단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했다. 지난 24일 이민 단속 과정에서 연방 요원이 쏜 총에 시민 알렉스 제프리 프레티가 사망했다. 이달 초 르네 굿 사망 사고 이후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발생한 두 번째 사례다. 민주당은 이를 공권력 남용 문제로 규정하고 대응 수위를 끌어올렸다.
상원 민주당 지도부는 국토안보부(DHS) 예산이 포함된 지출 법안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토안보부 예산은 약 644억 달러(약 94조 원)로, 이 가운데 이민세관집행국(ICE) 운영비가 약 100억 달러(약 14조 5500억 원)를 차지한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ICE 남용을 억제할 개혁안이 거부됐다”며 예산안 처리 보류를 공식화했다고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는 전했다.
미국 연방정부는 매 회계연도마다 12개 지출법안을 처리해야 정상 운영이 가능하다. 올해는 이 가운데 절반인 6개만 먼저 통과됐다. 농무부·상무부·법무부 등 정치적 쟁점이 적은 부처 예산만 우선 합의했다.
반면 국방부, 국토안보부, 교육·보건·노동·교통 부처 예산은 이민 정책과 복지, 국경 통제 문제가 얽히며 합의가 미뤄졌다. 의회는 이들 6개 예산을 한꺼번에 처리하기로 하고, 임시로 예산 집행을 허용하는 잠정 합의를 맺었다. 그 유효기간이 오는 30일 자정이다.
이 시한까지 상원이 최종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아직 예산이 확정되지 않은 부처만 운영이 중단된다. 이미 예산이 통과된 부처는 정상 가동되기 때문에, 이번 위기는 정부 전체가 멈추는 ‘전면 셧다운’이 아니라 ‘부분 셧다운’에 해당한다.
국토안보부와 ICE는 치안·안보 기능으로 분류된다. 셧다운이 발생하더라도 핵심 업무는 계속 유지된다. 실제로 지난해 셧다운 당시에도 DHS 소속 인력 대부분은 근무를 이어갔고, 급여는 사후 지급됐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예산 표결을 막는 이유는 예산 승인을 조건으로 ICE에 대한 통제·감독 장치를 제도화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민주당이 체포 영장 요건 강화, 신원 표시 의무화, 훈련·감독 강화 같은 조치를 예산안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30일까지 상원에서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셧다운이 재차 현실화된다. 이 경우 경제적 충격은 불가피하다. 미 의회예산처(CBO)는 지난해 43일간 이어진 셧다운으로 인한 경제 손실을 110억 달러(약 16조 원) 이상으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약 30억 달러(약 4조 4000억 원)는 회복되지 않는 영구적인 손실로 남았다.
셧다운 기간에는 매주 실질 GDP 성장률이 약 0.12%포인트씩 낮아진다는 분석도 나왔다. 약 80만 명에 달하는 연방 공무원 급여 지급이 중단되거나 지연되고, 정부 조달과 행정 절차가 멈추면 소비와 투자가 위축된다. 항공 관제와 국경 순찰 같은 필수 기능은 유지되지만, 행정 지연이 물류와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
실제 셧다운 우려가 커지면서 채권 시장은 바로 민감하게 움직였다. 25일(현지시각) 기준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약 4.22%대에서 움직였다. 한 달 전보다 약 0.10%포인트가량 높은 수준으로, 셧다운 리스크가 반영되며 장기 금리 변동성이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교착이 반복되면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미국 신용등급을 다시 문제 삼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치적 파장도 만만치 않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은 이민 단속 문제를 핵심 쟁점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일부 진보 성향 의원들은 ICE 예산 전면 삭감을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내에서도 일부 온건파 의원들은 셧다운이 재발하면 지역구 예산과 재난 대응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공화당은 민주당이 국가 안보를 정쟁에 이용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격 사건을 정당방위로 규정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양당 모두 타협보다 책임 공방과 선명성 경쟁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상원은 폭설 여파로 27일에야 다시 소집될 예정이다. 시한까지 남은 시간은 72시간 남짓이다. 민주당이 요구하는 국토안보부 예산 분리 처리에 공화당 지도부가 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원은 이미 휴회에 들어가 물리적인 시간도 부족하다.
CNBC는 “최근 예산 갈등에서 두 당이 협상을 하기보다, 셧다운을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쓰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이 같은 방식이 반복되면 셧다운이 기업 투자와 고용, 소비 심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이전보다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