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 SK하이닉스 성장 뒤엔 최태원 결정적 베팅 있었다
||2026.01.26
||2026.01.26
AI 시대 핵심 반도체 기업으로 떠오른 SK하이닉스의 급부상 뒤에는 결정적 타이밍에 베팅하고 기술 전환의 판을 바꾼 기업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전략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플랫폼9와3/4는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개발 20년을 복원한 책 ‘슈퍼 모멘텀’을 26일 출간했다. 책은 ‘언더독(underdog)’이던 하이닉스가 AI 시대 핵심 플레이어로 올라선 과정을 기술·인물 중심으로 기록했다.
슈퍼 모멘텀은 SK하이닉스가 HBM을 세계 최초로 양산하며 AI 메모리 기술을 주도하기까지의 전환점을 추적한다. 만년 2위였던 기업이 ‘타임 투 마켓(Time to Market)’ 경쟁에서 앞서며 2025년 세계 D램 점유율 1위, 반도체 매출 3위, 시가총액 500조원을 기록하기까지의 배경을 상세히 재구성했다. 저자들은 이를 “무(無)에서 원천 기술을 쌓아 올린 피, 땀, 칩의 기록”이라고 설명한다.
책은 SK하이닉스의 기술 리더십이 우연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SK그룹 인수 직후부터 최태원 회장이 ‘TSV 1등’ 전략을 중심으로 전공정·후공정 투자와 패키징 연구를 선제적으로 밀어붙인 과정, 임원 100명과의 1대1 면담을 통한 조직 통합, 실패를 문책하기보다 문제 해결을 우선한 ‘독함 DNA’ 형성 등이 구체적으로 소개된다.
HBM 개발 20년도 시기별로 복원됐다. 2006년 TSV 연구 초기부터 AMD와의 언더독 동맹, 최초 시제품 ‘HBM0’, 실패를 겪은 HBM2와 전면 수정 과정, HBM2E·HBM3·HBM3E로 이어지는 기술 진화가 조명된다. 저자들은 이를 “시장에 존재하지 않던 ‘슈퍼카 메모리’가 AI 시대 필수 솔루션으로 자리잡기까지의 서사”라고 평가한다.
최 회장은 저자들과의 인터뷰에서 “HBM 스토리의 핵심은 AI”라고 말하며, SK하이닉스가 AI 전환의 ‘길목’에서 기술적 신호를 빠르게 포착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한다. 엔비디아·TSMC와 구축한 ‘HBM4 삼각동맹’도 최 회장의 제안으로 조율된 생태계로, 6세대 HBM 경쟁력 확보 배경으로 제시된다.
책은 SK하이닉스의 미래 전략도 전한다. 2026년 본격 시장에 진입하는 HBM4를 비롯해 데이터센터·AI 인프라로의 확장, AI 풀스택 전략 등 SK의 기술·사업 전환이 사례 중심으로 담겨 있다. 2030년 시총 700조원 전망과 함께 1000조·2000조원대 성장 비전도 최 회장의 육성 인터뷰를 통해 제시된다. 저자들은 “선행 기술 투자, 조직 문화, 언더독 동맹, 판을 짜는 리더십이 만나 만든 슈퍼 모멘텀”이라며 SK하이닉스 모델이 AI 패권 시대 한국 기업의 돌파력에 시사점을 준다고 평가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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