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클라우드가 멈추면, AI도 멈춘다
||2026.01.26
||2026.01.26
2026년 1월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글로벌 지도자들이 기술 경쟁과 디지털 주권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미국과 유럽 간 기술 갈등, 인공지능(AI) 혁신의 기회와 리스크, 공급망·데이터 생태계의 전략적 자립이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그린란드 관련 위협 등이 유럽 내에서 ‘기술 접근 차단’의 현실 가능성을 불러일으켰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기술 경쟁이 단순한 경제 이슈를 넘어 국가 안보와 정책 경쟁으로 격화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유럽은 미국 기술 서비스에 대한 과도한 의존 구조가 전략적 취약점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2024년 유럽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의 약 83%가 AWS,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미국 기업에 의해 점유됐다. 특정 국가나 기업의 접근 제한이 현실화될 경우, EU 경제와 공공 서비스 인프라 전체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한국도 비슷한 상황에 직면한다. 국내 기업과 공공 부문의 디지털 전환은 글로벌 CSP(AWS, 애저, 구글 클라우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의존 구조는 정책 변화나 접근 제한 시 국가 디지털 인프라의 취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AI 서비스와 학습 환경이 클라우드에 크게 의존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클라우드가 멈추면 AI도 멈춘다고 볼 수 있다.
한국 정부의 클라우드 관련 예산 편성은 이러한 현실과 맞지 않는다. AI와 데이터 전략이 강조되는 사이, 공공 부문과 산업 전반의 클라우드 전환·지원 예산이 최근 몇 년간 축소되는 기조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AI 전략에 예산과 관심이 집중되는 사이, AI 모델 학습·추론, 대용량 데이터 저장·분석, 서비스 연속성 확보의 기반인 클라우드 인프라를 충분히 강화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상황은 기업과 협단체가 AI 관련 명칭을 강조하는 현상으로도 나타난다. 정부와 시장의 관심이 AI에 쏠려 있어 이를 반영해야만 시대적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이 미래 기술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AI 예산 확대뿐 아니라 클라우드 인프라의 전략적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 국내 CSP 경쟁력 제고, 멀티클라우드·하이브리드 전략 도입, 데이터 주권 보호를 위한 정책·규제 정비가 필요하다.
한국은 이제 클라우드를 단순한 비용이 아닌, 국가 기술 주권과 AI 경쟁력의 핵심 기반으로 재정의하고 투자해야 하는 시점에 있다.
이윤정 솔루션부장
it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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