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증시 과열?… GDP 반영 버핏지수도 사상 최고 [코스피 5천]
||2026.01.26
||2026.01.26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단기 과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증시 시가총액 비중, 즉 버핏 지수가 200%에 육박하면서다. 상승 속도도 전 세계 1위다. 이를 두고 조정 국면에 들어갈 것이란 지적이 나오나 버핏 지수가 현지 매출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과열임을 판단하는 근거로 쓰일 수 없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26일 금융정보사이트 인덱서고에 따르면 우리나라 버핏 지수는 22일 기준 176.39%로 집계됐다.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4626조6202억원)을 2025년 3분기 명목 GDP(2622조8900억원)로 나눠 구한 값이다. 지난해 5월 말 90%대에 불과했던 버핏 지수는 10월 137.35%까지 오르며 2021년 6월 세운 기존 최고치(137.07%)를 넘었고 이후 최고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버핏 지수란 한 국가의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을 명목 GDP로 나눈 값으로 주식시장이 경제 규모 대비 얼마나 고평가 또는 저평가됐는지 판단하는 데 활용된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밸류에이션이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측정할 수 있는 최고의 단일 척도”라고 언급하면서 투자 지표 중 하나로 떠올랐다. 통상 120% 이상이면 ‘과열’ 수준으로 판단한다.
우리나라 버핏 지수는 높은 편이기는 하다. 투자분석사이트 구루포커스(GuruFocus)에서 확인한 결과, 21일 기준(명목 GDP는 2024년 말) 우리나라 버핏 지수는 분석 대상 24개국 중 7번째(179.13%)로 높았다. 한국보다 버핏 지수가 높은 국가는 홍콩(1411.07%), 남아공(335.02%), 스위스(241.71%), 미국(221.7%), 일본(207.06%), 캐나다(200.71%) 정도였다.
더 큰 문제는 상승 속도다. 1년 전인 2025년 1월 1일(92.03%) 대비 한국 버핏 지수는 94.6% 상승했다. 미국(상승률 9.6%), 일본(30.8%), 중국(22.1%), 홍콩(25.7%) 등 분석 대상 국가 중 가장 높았다. 퍼센트포인트로 기준으로도 87.10%포인트 올라, 홍콩(288.02%포인트) 다음이었다.
버핏 지수가 급등한 것은 경제 성장률 대비 지수가 과도하게 올라서다. 명목 GDP는 2023년 말 2408조6873억원에서 2024년 말 2556조8574원으로 6.2% 늘어났는데 코스피는 작년 이후 약 1년간 106.3%, 코스닥은 43.1% 상승했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도 4분기 마이너스 성장 여파로 0.97%(실질 GDP)를 거둘 것으로 전망되지만 코스피는 연일 신고가 행진이다.
전문가도 옥신각신… “곧 조정 국면” vs “버핏 지수, 시대착오”
2000년 닷컴버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버핏 지수가 고점을 찍고 글로벌 시장이 침체에 빠졌던 점을 고려하면 무시하고 넘기기 쉽지 않은 사안이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장세 대비 우리나라 버핏 지수가 30%포인트 이상 높음에도 주가가 계속 오르고 있어 상당히 부담스럽다. 언제든지 조정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며 “과열은 분명하다. 유동성이 받쳐주고 있는 건데 반도체 D램 가격 상승세가 멈추거나 하락하면 조정 국면에 들어갈 거다. 기본적으로 20% 하락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GDP 외 통화량·수출액을 고려해도 과대평가 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영익 내일희망경제연구소 소장(전 서강대 교수)은 “GDP, 유동성, 일평균 수출금액 등 모든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코스피는 과대평가 영역에 있다”며 “장기적으로 돈이 풀리면 자산 가격이 오르는데 그것보다 코스피 시가총액이 더 늘었다. 조만간 조정 국면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반론도 적지 않다. 버핏 지수에서 활용하는 명목 GDP의 경우 국내에서 창출한 부가가치만 포함해 해외 생산 비중이 큰 대기업 가치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한다는 점에서다. 또 코스피 시가총액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올해 100% 넘는 영업이익 증가율이 전망되는 점도 한 나라의 GDP로만 따지는 버핏 지수의 한계점을 명확히 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글로벌매크로팀장은 “우리 기업들은 해외에서 주로 돈을 벌고 있는데 이게 경기가 대단히 좋아서라기보단 반도체·조선 등 특정 산업 이슈로 나타난 상황이라서 시가총액이 GDP보다 크다는 이유로 고점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미국도 (버핏 지수가) 닷컴버블 때 그 이상으로 많이 올랐다. 주가가 비싸다는 이유로 하락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엽 AFW파트너스 대표도 “버핏 지수는 안 맞은 지 오래됐다. 쓰면 안 되는 지표다. GDP는 그 나라의 생산된 부가가치 합인데 해외 공장 등의 실적은 GDP에 안 잡히고 기업 실적엔 잡힌다.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며 “(주가 상승만큼) 이익이 따라오고 있기 때문에 버핏 지수가 맞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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