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자만할 때 아냐”… 반도체 초격차 주문
||2026.01.25
||2026.01.25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임원들에게 “숫자가 나아졌다고 자만할 때가 아니다”며 경쟁력 회복을 주문했다. 실적과 주가 반등에도 불구하고 위기의식이 여전하다는 메시지다. 반도체 초격차 약화와 글로벌 불확실성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단기 성과에 안주하지 말라는 경고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근 삼성 전 계열사 임원 2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에서 “지금이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위기 대응을 강조했다.
교육 과정에서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샌드위치 위기론’도 함께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이 회장은 “우리나라는 지금도 샌드위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발언을 소환하며, 현재의 경쟁 환경이 오히려 더 악화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해 ‘생존의 문제’, ‘사즉생’ 메시지에 이어 조직 내부의 긴장감을 유지하려는 의지가 다시 한번 드러났다는 평가다.
교육 참석자들에게 배포된 크리스털 패에 ‘위기를 넘어 재도약으로’라는 문구를 새긴 것도 위기 인식을 전제로 실행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경쟁력은 최근 몇 년간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D램 시장에서는 지난해 1분기 처음으로 SK하이닉스에 선두 자리를 내주며 30년 넘게 이어온 메모리 주도권이 위협받았다.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HBM 수요가 급증하는 과정에서 투자와 공급 대응이 늦어진 점이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많다. HBM 납품 지연과 수율 문제 등이 겹치며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파운드리 사업 역시 구조적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TSMC의 점유율은 71.0%로 확대된 반면, 삼성전자는 6.8%로 하락했다. 중국 SMIC의 추격도 본격화되고 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분위기가 다소 반전됐다. 범용 D램 가격 반등과 함께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 대상 HBM 공급 확대가 맞물리며 실적이 빠르게 회복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0조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냈고, 연간 매출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가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이 회장이 ‘마지막 기회’를 언급한 배경에는 초격차 경쟁력이 아직 완전히 복원되지 않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실적 반등에도 불구하고 그룹 전반의 체력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인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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