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왕국 일본의 몰락, 70년 만의 퇴장
||2026.01.25
||2026.01.25
한 때 세계 TV 시장을 장악했던 일본 전자기업들이 잇따라 TV사업을 포기하고 있다. 이제 일본의 tv 산업은 쇠퇴의 길을 걷는 중이다. 패널 경쟁력 약화와 가격 경쟁 실패, 기술 전환 지연이 겹치며 일본 TV 산업은 글로벌 경쟁에서 주도권을 잃었다는 평가다.
25일 업계와 현지 매체에 따르면 소니그룹은 TV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중국 TCL과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합작사는 2027년 4월 출범한다. 지분은 TCL 51%, 소니 49%로 구성된다. 브랜드는 ‘소니’ 또는 ‘브라비아’가 사용될 전망이다.
소니가 브라비아 TV 사업의 주도권을 TCL에 넘긴 건 TV 부문의 수익성 악화에서 비롯됐다. 소니는 낮은 마진 구조와 패널 외주 조달에 따른 원가 부담, 화질 차별화의 한계 등으로 인해 하드웨어 중심의 TV 사업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지난해 기준 소니의 출하량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은 1%대에 머물렀다. 또한 소니그룹 전체가 게임·음악·애니메이션 등 IP 기반 고수익 사업으로 재편되고 있어 TV는 전략적 우선 순위에서 밀려났다.
세계 TV 시장에서 TCL과 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들이 저가·대량 생산을 기반으로 1·2위권으로 부상한 것도 소니에 구조적 압박을 가했다. 결국 소니는 TV 제조·운영 기능을 TCL에 넘기고 브랜드만 유지하는 형태의 구조조정을 선택했다.
일본 TV 산업의 쇠퇴는 소니에 국한되지 않는다. 히타치는 경영난으로 2018년 TV 생산을 중단했고 도시바는 같은 해 TV 사업을 중국 하이센스에 매각했다. 샤프는 중국 저가 공세와 누적 적자로 2016년 대만 폭스콘에 인수돼 자회사가 됐다. 미쓰비시전기는 LCD 전환 경쟁에서 밀려 점유율이 3.5%에서 1%대 미만으로 추락했다. 그러다가 결국 2021년 70년 역사의 TV 사업을 완전히 정리했다.
파나소닉은 지난해 TV를 ‘수익성 낮은 4개 사업군’으로 분류해 사실상 철수 수순에 들어갔다. 일본 내 TV 시장에서는 이미 TCL·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과반 점유율을 확보한 상태다.
TV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TV 산업의 몰락은 중국의 저가 공세 때문만이 아니라, 일본 기업 스스로의 전략 실패가 더 근본적 원인이다”라며 “CRT에서 LCD, 스마트TV, OLED로 이어지는 글로벌 표준 변화에 둔감했고, 적절한 기술 전환 시기를 놓치면서 경쟁사의 대량 생산·저가 전략과 맞물려 쇠퇴가 가속화됐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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