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가 쏘아올린 ‘탈모 치료’… 국산약 개발 어디까지 왔나
||2026.01.24
||2026.01.24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민 체감형 보건의료 과제’가 정책 전면에 등장하면서 그동안 사각지대에 머물렀던 탈모 치료 분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단순 미용 문제를 넘어 삶의 질과 직결되는 질환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탈모 방지’를 넘어 ‘탈모 치료’를 목표로 한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관련 업계 소식을 종합하면 현재 국내 탈모 치료 시장은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등 남성호르몬 억제 계열 약물이 사실상 표준 치료로 자리 잡고 있다.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전환되는 경로를 차단해 탈모 진행을 늦추는 방식이다. 효과는 확실하지만 성욕 감소, 우울감 등 부작용 논란이 반복되면서 장기 복용에 대한 부담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런 한계를 넘기 위해 국내 기업들은 전혀 다른 작용기전의 탈모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가장 앞서 있는 사례로는 JW중외제약이 꼽힌다. JW중외제약은 최근 탈모 치료 후보물질 ‘JW0061’에 대해 미국 특허 등록을 완료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이 후보물질은 기존 치료제처럼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모낭 줄기세포에 발현되는 ‘GFRA1’ 수용체를 활성화해 모낭 생성과 모발 성장을 직접 촉진하는 기전을 택했다. 즉, 탈모 악화를 ‘막는 약’이 아니라 이미 약해진 모낭을 되살리는 ‘치료제’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전임상 성과도 눈길을 끈다. 인간 피부 오가노이드 실험에서 JW0061은 투약 5일 만에 기존 표준 치료제 대비 최대 7.2배 많은 모낭 생성을 보였고, 동물 실험에서도 최대 39%의 효능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성별 구분 없이 사용할 수 있고, 발기부전 등 기존 탈모약의 대표적 부작용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JW중외제약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1상 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임상 개발 단계에 진입했다.
RNA 간섭(RNAi) 기술을 앞세운 올릭스도 새로운 길을 모색 중이다. 올릭스의 탈모 치료 후보 ‘OLX104C’는 탈모의 핵심 원인 중 하나인 안드로겐 수용체(AR)의 발현 자체를 억제해 호르몬 반응을 차단하는 기전이다.
남성호르몬을 직접 억제하지 않으면서도 탈모 유발 신호를 차단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물질은 현재 호주에서 1b·2a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며, 회사는 잦은 투여 부담을 줄인 차세대 탈모 치료제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프롬바이오는 줄기세포 기반 접근법을 택했다. 지방유래 줄기세포를 발모에 특화된 세포로 분화시키는 기술을 바탕으로 탈모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최근 반복투여 비임상 독성시험을 마쳤다. 약물 중심의 기존 치료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재생의학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 같은 국산 탈모 신약 개발 움직임은 시장 성장 기대감과도 맞물린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세계 탈모 치료 시장은 연평균 두 자릿수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며 2030년대 초반 수십조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비만·발기부전 중심이던 ‘해피드럭’ 시장이 탈모 치료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넘어야 할 산도 분명하다. 아직 대부분 후보물질이 초기 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고, 장기 안전성과 실제 발모 효과를 입증하려면 대규모 임상 2·3상이 필수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탈모를 ‘관리 대상’이 아닌 ‘치료 가능한 질환’으로 끌어올리려는 시도가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의미는 작지 않다”며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촉발된 탈모 치료 논의가 국산 혁신 신약 탄생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향후 임상 결과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