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시대] ‘태·세·광·율’ 매출 4000억 클럽 달성… M&A·기업 송무가 효자
||2026.01.23
||2026.01.23
국내 법률 시장에서 이른바 ‘빅4’로 불리는 대형 로펌(태평양·세종·광장·율촌)이 나란히 연 매출 4000억원 시대를 열었다. 내수 경기 둔화와 기업들의 긴축 경영 속에서도 초대형 인수·합병(M&A) 자문과 기업 송무를 잇따라 수임하며 실적 기반을 확대했다. 로펌 업계에서는 “국내 로펌 시장의 외형이 한 단계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세청 부가가치세 신고 기준 지난해 빅4의 매출액은 ▲태평양 4402억원 ▲세종 4363억원 ▲광장 4309억원 ▲율촌 408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4대 로펌의 합산 매출은 총 1조7154억원으로 전년(1조5436억원) 대비 약 11% 늘었다. 부동의 1위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1조7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김앤장을 제외한 4대 로펌의 연 매출이 모두 4000억원대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3년 연 매출 3000억원 시대를 연 이후 불과 2년 만에 ‘4000억원 시대’로 넘어간 셈이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로펌 업계에선 매출 성장이 둔화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비상계엄 사태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0%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로펌의 주요 고객인 대기업들이 긴축 경영에 나설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이 법무 비용을 줄일 경우 로펌 매출 역시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지난해 로펌들은 대형 M&A와 기업 송무·자문 부문에서 굵직한 사건을 잇따라 수임하며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태평양은 국가와 산업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랜드마크 사건’을 연이어 수행하면서 매출 신장을 이뤄냈다. 지난해 매출 4400억원을 처음으로 돌파하며 업계 2위로 올라섰다. 전년(3918억원) 대비 약 12.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우선 13년간 공들여온 6조원대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에서 한국 정부를 대리해 승소를 이끈 것이 대표적이다. 배상금 ‘0원’이라는 결과를 끌어내며 사실상 완승을 거뒀다. M&A 부문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SK에코플랜트 환경 자회사 인수와 SK실트론 매각 등 대형 거래를 자문했다. 송무 부문에서도 삼성바이오에피스 아일리아(Eylea) 특허 소송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한전KPS 중대재해 사건 등을 맡으며 실적 확대를 이끌었다.
세종은 전년(3698억원) 대비 약 18% 오른 436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M&A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며 업계 2위에서 3위로 올랐다. 통합법인 시가총액 규모만 65조원으로 평가받는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합병부터 기업가치 6조원 수준으로 평가받는 알리익스프레스와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플랫폼 합작 법인 설립 등 고난이도의 대형 거래 자문을 연달아 수행한 결과다.
전통적인 ‘M&A 명가’로 꼽히는 광장도 대형 M&A 사건을 수임하며 실적 성장을 꾀했다. 매출 순위가 2위에서 4위로 내려오긴 했지만, 매출액은 4111억원에서 4309억원으로 4.8% 성장을 기록했다. M&A 부문 매출만 놓고 보면 30% 이상 성장세를 기록했다는 게 광장의 설명이다.
광장은 SK스페셜티 매각과 한화그룹의 아워홈 인수 등 SK그룹의 대대적인 리밸런싱 거래를 거의 독점하다시피 했다. SK온과 SK엔텀 합병, SK온과 SK엔무브 합병, SK스퀘어의 11번가 매각, SK이노베이션의 SK온·SK엔무브 소수지분 인수 등 모두 광장이 수행했다.
율촌은 408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3709억원) 대비 10%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특히 지난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재산 분할 청구 소송의 상고심에서 파기환송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뒀다.
율촌은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합병 거래, 우리금융그룹(우리금융지주)의 동양생명보험(동양생명)·ABL생명보험 인수 등 대형 거래 자문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여기에 고려아연을 대리해 영풍을 상대로 한 주주총회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하는 등 송무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는 평가다.
한 4대 로펌 소속 변호사는 “덩치가 커진 상황에서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했다는 점 자체가 쉽지 않은 성과”라며 “조 단위 M&A와 대형 기업 송무를 연이어 맡은 것이 실적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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