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국의 선택…중동·아프리카의 계산 전쟁 [이지수 소장의 슈퍼컴퓨터 이야기]
||2026.01.23
||2026.01.23
슈퍼컴퓨터 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국가는 미국과 중국이다. 하지만 많은 나라가 슈퍼컴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인공지능 열풍을 가속화한다. 이 글에서는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의 현황을 소개한다.
전통의 강자, 사우디아라비아·남아프리카 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슈퍼컴을 대표하는 기관으로는 국영 에너지 기업인 사우디 아람코가 있다. 아람코는 1994년에 크레이(Cray) Y-MP 시스템으로 슈퍼컴 톱500에 처음 진입했다. 2000년에는 IBM SP, 2004년에는 IBM 클러스터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아람코의 현재 주력 시스템은 2020년 세계 10위로 등장한 ‘담만-7 크레이 CS 스톰(Dammam-7 Cray CS Storm)’과 2021년에 세계 19위로 등장한 ‘가와-1 HPE 크레이 EX(Ghawar-1 HPE Cray EX)가 있다. 담만-7은 석유 및 가스 지진분석, 카와-1은 저류층 시뮬레이션 등 사우디 아람코 기업의 핵심 기능을 지원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다른 슈퍼컴 대표기관으로는 KAUST(King Abdullah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가 있다. 2009년에 개교한 대학원 중심의 공립학교로 계산과학을 연구 및 교육의 중심으로 강조하고 있다. 2006년에 IBM 블루진(Blue Gene)시스템으로 세계 14위로 진입했고 2015년 세계 7위 크레이(Cray) XC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했다.
현재 주력 슈퍼컴은 ‘샤힌(Shaheen) III’ 시스템이다. CPU 모듈은 2023년 세계 20위, GPU 모듈은 2025년 세계 18위를 기록했다. 이 슈퍼컴은 지구과학, 대기과학, 재료과학, 유체역학,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지원한다. 또 국가 슈퍼컴 인프라가 자리잡지 못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상황에서 국가슈퍼컴퓨터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샤힌3(Shaheen III) 슈퍼컴퓨터: KAUST의 주력시스템으로 다양한 분야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샤힌은 아랍어로 송골매를 뜻한다 (출처: KAUST)
아프리카의 전통 강자는 남아프리카가 공화국이다. 인터넷 기업을 중심으로 1996년 IBM SP 시스템을 도입하여 톱500에 진입하였고 지속적으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또한 정부주도로 CHPC(Center for High Performance Computing)를 2008년에 설립하였다. 개소에 맞추어 세계 127위 IBM Blue Gene 슈퍼컴을 도입하였고 2016년 Dell PowerEdge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하였다. 현재 화학, 천문학, 생명정보학,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신흥강자, 아랍에미리트와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는 가장 두드러진 신흥강자다. 이 나라는 2006년 국립연구소에 IBM 블루 진(Blue Gene) 슈퍼컴을 설치했지만 그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아랍에밀리트는 최근 인공지능 흐름에 맞춰 집중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2019년 세계 26위 엔비디아 DGX-2 시스템으로 화려하게 복귀했고 2024년에는 엔비디아 DGX H100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를 했다. 지속적으로 시스템을 추가하고 있다.
이 활동의 중심에는 그룹 42 홀딩이 있다. 2018년에 창업한 인공지능 및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의 기업으로 정부인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등 준 정부기업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다른 신흥강자는 튀르키예다. 2010년 튀르키예의 한 통신회사가 IBM 클러스터 시스템을 도입했으나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인공지능 열풍에 맞춰 국가슈퍼컴센터(TRUBA: Turkish National Science e-Infrastructure)가 주도해 2024년 세계 313위 규모의 레노버 씽크 시스템(Lenovo Think System)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2025년에는 H100/H200 GPU 시스템을 추가로 설치해 활용의 가속도를 내고 있다.
이집트도 빼놓을 수 없는 국가다. 오랫동안 자원탐사 분야를 중심으로 슈퍼컴퓨터를 구축해서 운영하고 있다. 또한 모로코도 아프리카 슈퍼컴 센터(African Supercomputing Center)를 2020년 설립했다. 세계 98위, 아프리카 1위의 델 파워엣지(Dell PowerEdge) 시스템을 공개하면서 아프리카에서의 슈퍼컴 맹주에 도전하고 있다.
슈퍼컴퓨터와 인공지능 등 첨단전략기술에 대한 노력은 선진국들에만 그치지 않는다. 자원 및 인력의 제한적이고 생태계가 척박한 나라들도 나름대로 세계적인 흐름에서 생존할 방법들을 찾고 있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지수 소장은 미국 보스턴대학에서 물리학 박사를 했고 독일 국립슈퍼컴센터 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슈퍼컴퓨팅센터 센터장, 사단법인 한국계산과학공학회 부회장, 저널오브컴퓨테이셔널싸이언스(Journal of Computational Science) 편집위원, KISTI 국가슈퍼컴퓨팅연구소 소장을 거쳐 사우디 킹 압둘라 과학기술대학교(KAUST) 슈퍼컴센터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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