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고지 원동력은?… AI·외인·부양책 ‘삼박자’ [코스피 5천]
||2026.01.22
||2026.01.22
코스피가 꿈의 지수인 5000 고지를 밟았다. 반도체주를 시작으로 자동차·방산 등 다른 대형 주도주의 순환매 장세를 통해 지수를 끌어올리면서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이어진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 등에 힘입어 외국인·기관이 매수세를 확대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42.60(0.87%) 오른 4952.53에 거래를 마쳤다. 1.57% 상승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개장한 직후 곧바로 5000선을 넘어섰다. 이후 오전 9시 30분쯤 코스피는 장중 최고치인 5019.54까지 치솟았다.
코스피가 5000선을 돌파한 건 1980년 1월 4일 100포인트로 출발한 이후 46년 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1989년 3월 31일 처음으로 1000선을 돌파했고, 2021년 1월 6일 3000선을 넘어선 지 약 4년 10개월 만에 4000선을 처음 돌파했다. 이후 불과 3개월 만에 1000포인트 뛰면서 새 역사를 다시 썼다.
올해 코스피 상승률은 주요 20개국(G20)의 주가 지수 중 압도적으로 1위에 올랐다. 코스피는 연초부터 약 19% 상승해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는 것은 반도체주의 강세와 글로벌 유동성 확장 기조, 정부의 밸류업 정책 등이 자리잡고 있다고 봤다. 이러한 요인들이 겹치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한국 증시에 대한 재평가를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내 반도체주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랠리를 주도했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 회복과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기대감에 따른 랠리가 이어지며 지수 전체를 견인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에만 각각 25%, 14% 올랐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800원(1.87%) 오른 15만2300원에, SK하이닉스는 1만5000원(2.03%) 오른 75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 호조에 기반한 반도체 이익 전망치가 가파르게 상향되면서 연초 이후 주당순이익(EPS)가 16.8% 상승했다”며 “이 기간 주식 시장으로 머니무브가 가속화됨에 따라 고객 예탁금도 20일 기준 95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까지 증가한 상태”이라고 분석했다.
피지컬 AI 선두 기업으로 떠오른 현대차그룹주는 새 주도주로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현대차는 지난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세계 처음으로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했다. 현대차 주가는 연초 이후 86% 넘게 급등하며 시가총액 100조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에서 방산주도 두각을 나타냈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39%), 항공우주산업(40.6%), 현대로템(11.4%) 등이 강세를 나타냈다.
투자자 가운데 지수 상승을 이끈 주역은 외국인과 기관이었다. 외국인은 조선·원전주를, 기관은 대형 반도체주를 쓸어 담으며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코스피에서 각각 2조6210억원, 6770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5조6580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해 11월 AI 거품 우려 등으로 코스피에서 14조4560억원 팔아치웠지만 12월 들어 4조1480억원 매수 우위로 전환했다. 이후 이달까지 두 달 연속 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12월까지 반도체 쏠림 현상이 커졌지만 1월 들어 주변 업종으로 강세가 확장되고 있다”며 “외국인 순매수 등 우호적인 자금 환경에 코스피 시장 전체가 우상향하는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자본 시장 활성화 정책도 지수 상승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코스피 5000 달성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삼고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한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또한 주가 조작 근절 의지 등을 내놓으면서 주가 부양 정책 기대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도록 유도했다.
지난해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1차 상법 개정과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등을 담은 2차 상법 개정이 통과됐다. 올해는 기업의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내용으로 하는 3차 상법개정안 통과까지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3차 상법 개정안까지 통과되면 투자자 신뢰를 회복해 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도입되면 코스피 상장 기업의 주식 수가 연평균 1% 안팎 감소할 수 있고, 이는 코스피 밸류에이션 재평가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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