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업은 현대·기아차 노조, 10년 만에 ‘공동 투쟁’ 나선다
||2026.01.21
||2026.01.21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현대·기아차 노조가 법정 정년 연장과 주4.5일제 도입을 전면에 내세우며 공동 투쟁에 나섰다. 개별 사업장 교섭의 틀을 넘어 그룹 차원 압박으로 요구를 관철하겠다는 구상이다.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노조 전략이 한 단계 확장됐다는 평가다.
21일 현대차·기아 노조에 따르면 이종철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 지부장과 강성호 기아 지부장은 최근 만나 법적 정년을 만 65세로 연장하고, 주4.5일제를 도입하기 위해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두 노조는 앞으로 제안서 마련 등 실무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현대차·기아 노조가 공동 투쟁에 합의한 것은 10여 년 만이다. 그동안 임금·단체협약은 각사별 교섭으로 진행해 왔지만, 이번에는 접근 방식이 달라졌다. 주4.5일제와 정년 연장은 임금 수준을 넘어 인력 운영과 생산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단일 사업장 차원에서는 관철이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3월 노란봉투법 시행을 계기로 노조의 선택지는 넓어졌다. 쟁의 대상이 단순 근로 조건에서 '근로 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결정'으로 확대되면서, 그동안 불법 파업 논란이 있었던 요구들도 쟁의 범주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졌다. 노조가 공동 전선을 구축할 명분과 수단을 동시에 확보한 셈이다.
경영계는 현대·기아차 노조의 요구가 생산성과 고용 구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의 시간당 노동 생산성은 2023년 기준 44.4달러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56.5달러에 크게 못 미친다. 이런 상황에서 근로 시간 단축과 정년 연장이 동시에 추진될 경우 인건비 부담이 늘고 청년 고용 여력도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노조의 압박은 완성차 노사 관계에만 머물지 않는다. 최근 금속노조는 산하 노조에 원청과의 직접 교섭을 요구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원청 교섭을 전제로 한 투쟁 구도를 사전에 형성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 자회사 모트라스 노조를 비롯해 한화오션, 현대제철 등에서도 직접 교섭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완성차 노조의 공동 투쟁, 하청노조의 원청 교섭 요구가 동시에 전개되면서 현대·기아차를 둘러싼 노사 지형은 이전과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시작될 올 봄 춘투가 단순한 임단협을 넘어 구조적 갈등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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