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배경일 때 완성된다”…삼성 노태문의 진단
||2026.01.21
||2026.01.21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DX부문장)이 “성공적인 인공지능(AI)은 생활 속에서 직관적으로 작동하며, 별도의 개입 없이도 안정적으로 결과를 제공하는 인프라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AI가 눈에 띄지 않더라도 일상 곳곳에서 신뢰와 효용을 제공해야 대중적 기술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의미다.
노 사장은 1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에서 신기술은 초기에는 비싸고 실험적이며 많은 관심을 받지만, 시간이 지나 사회를 변화시키는 기술일수록 배경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마라의 법칙을 언급하며 “우리는 기술의 단기적 영향은 과대평가하고 장기적 영향은 과소평가한다”고 밝혔다.
아마라의 법칙은 새로운 기술이 단기적으로는 과대평가 되고 장기적으로 과소평가 되는 경향을 설명하는 용어다.
노 사장은 AI가 모바일폰과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처럼 강력한 신기술이라는 점을 짚었다. AI의 인지 여부보다 실제 삶에서 얼마나 실용적이고 도움이 되는지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인프라 기술의 기준을 “신뢰성, 보편성, 외부 전문지식 없이도 작동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최근 연구에서 이미 모바일 사용자 86%가 AI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또 AI가 사용자의 맥락과 의도를 정확히 이해해 신뢰를 얻는지가 핵심이라고 언급했다.
노 사장은 AI가 처음 시험대에 오른 분야로 언어 기술을 꼽았다. 그는 번역이 일부 주요 언어에서는 잘 작동하지만 방언, 억양, 실제 환경에서는 실패한다면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실시간 자막, 이미지 설명, 요약 기능 등 접근성 기능도 ‘있으면 좋은 기능’이 아니라 이해와 행동을 돕는 필수 요소라고 강조했다.
AI가 메시지, 사진, 문서, 금융, 건강 등 민감한 영역에서 작동하는 만큼 신뢰 확보 역시 필수 요소라고 덧붙였다. 그는 “사용자가 AI 활용을 위해 통제력을 포기해야 한다고 느끼면 채택 속도가 늦어진다”며 “이는 기술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위험에 대한 합리적 반응”이라고 말했다. 또 AI 인프라는 현실 환경에서 모두에게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며 설계와 엔지니어링은 도달 범위, 개방성, 신뢰를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사장은 AI가 보편적 기술이 되려면 언어·문화·맥락을 불문하고 동일한 품질을 제공해야 한다며, 사용자가 별도 학습 없이 직관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 사장은 “최고의 AI일수록 배경에 머문다. AI가 보이지 않을수록 경험은 더 보편적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같은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일관되게 빠르고 반응성이 좋은 성능, 개인정보 보호와 투명한 정보 통제는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노 사장은 에이전틱 AI(agentic AI)의 도래도 언급했다. 이 단계의 AI는 단순히 답을 제공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작업을 완료까지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대로 설계할 경우 사용자가 기술적 명령을 내리거나 지속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 사장은 “AI의 진정한 가치는 벤치마크나 모델 비교가 아니라 일상 속 순간에서 드러난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AI를 통해 이해하고 참여하며 일상을 편리하게 누릴 수 있을 때 의미 있는 변화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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