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옥션은 오는 27일 강남센터에서 117점, 약 50억원 상당의 미술품을 선보인다. 가장 눈길 끄는 작품은 박수근의 '모자와 두 여인'(1964)이다. '모자와 두 여인'은 화강암처럼 단단한 화면 위에 한복을 입은 어머니와 아이, 머리에 광주리를 인 두 여인을 담은 작품으로 흙벽이나 돌을 연상시키는 질감과 절제된 색채로 한국적 미의 본질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추정가 4억8000만~8억원. 스위스 출신 작가 우고 론디노네의 '산' 시리즈는 콘크리트 받침 위에 수직으로 돌을 쌓아 올린 조형 작품으로, 제한된 접점으로 균형을 유지해 긴장감과 명상적 분위기를 동시에 자아낸다. 추정가 3억~4억원.
케이옥션은 오는 28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94점, 약 98억원 규모의 작품을 경매한다. 이 가운데 최고가 작품은 구사마 야요이의 회화 '버터플라이즈(TWAO)'로 경매 시작가는 10억원이다. 작가의 트레이드마크인 물방울무늬와 나비가 조화를 이룬 2004년작이다. 구사마 야요이의 또 다른 회화 '드레스'(1982·추정가 5~8억원는 무한 반복과 증식이라는 작가의 예술세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외에도 '물방울 작가' 김창열의 초기 역작 '물방울 ABS N°2'(1973)도 나온다. 프랑스 파리 체류 시기 물방울 연작을 시작한 초기작으로 투명하면서도 질감이 느껴지는 물방울 표현의 정수를 담았다. 추정가는 9억~14억원. 한국과 일본을 잇는 모노하 운동의 거장 이우환의 '다이얼로그'(2006) 시리즈 중 100호 대형 작품도 출품된다. 최소한의 붓질로 공간과 여백의 긴장을 표현한 작품으로 추정가는 8억9000만~14억원.
주요 경매사들이 미술사적 검증을 거친 '블루칩' 작가들의 작품을 새해 첫 경매로 선보이는 이유는 대외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걷히지 않아서다. 이 때문에 수요가 안정적인 작품, 즉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케이옥션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미술시장이 과열된 거품을 걷어내고 내실을 다지는 재조정기를 거쳤다면 올해는 안정성과 예술 본연의 가치가 시장을 견인하는 질적 성장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여전한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술사적 검증을 마친 블루칩 작가들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