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가 공들인 ‘1인1표제’가 뭐길래…당권 갈등 불붙은 이유는
||2026.01.21
||2026.01.21
갈등 핵심은 鄭 '연임' 문제지만
불확실성에 '친명' 견제 명분 약화
차기 당권 후보 유불리도 미지수
李 중재에 '1인1표제' 갈등 소강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약인 대의원과 권리당원 표 등가성을 맞추는 '1인 1표제'가 다시 당내 갈등 요소로 부상했다. 이 제도는 당원 주권 실현을 위해 대부분이 찬성하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이견이 노출되는 이유는 차기 당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다만 정 대표의 연임 도전, 친명(친이재명)계 후보군 등 불확실한 요소 탓에 현재로선 잠재적 갈등으로 치부되는 분위기다.
21일 민주당에 따르면, '1인 1표제' 관련 당헌 개정안은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권리당원 여론조사를 거친다. 이후 다음 달 2일 개최되는 중앙위원회에서 안건이 처리되는데, 당내에선 이번엔 통과된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12월 72.6% 찬성에도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지만, 이번엔 이틀간 중앙위 온라인 투표를 진행해 부결 가능성을 줄였기 때문이다.
'1인 1표제'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추진됐지만, 결국 당내 일부 반발에 일부 비율 조정에 그쳤다. 당시 비명(비이재명)계는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 영향력 강화로 이어져 당의 의사 결정이 치우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정청래 체제에서 다시 재추진됐지만, 여전히 1인 1표제는 갈등의 중심에 있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추진된 탓에 계파와 상관없이 이 제도 취지에 동의하고 있지만,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는 것은 친명계다. 1인 1표제로 대의원의 영향력이 축소되고 권리당원 위주로 당이 재편되면 사실상 당권은 권리당원의 다수 지지를 받은 인물이 잡게 된다. 친명계 일부에선 정 대표의 당대표 연임을 의심하는 만큼 견제가 필요한 시점이지만, 직접적으로 이 제도를 반대할 명분이 없는 상황이다. 과거 이 대표가 1인 1표제를 추진할 당시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탓에 친명계 일부에선 "안 할 수도 없고 반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분위기다.
친명계의 현재 난처한 상황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 최근 최고위원회의 충돌이다. 정 대표는 지난 16일 1인 1표제 재추진을 비공개 회의에서 의결했다고 공개하며 "1인 1표제의 헌법 정신을 받들어 진정한 당원주권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의결 과정에서 일부 최고위원은 제도 보완 없이 재추진되는 것을 문제로 삼았고, 특히 정 대표가 당대표 연임 의사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최고위원의 반발은 공개 회의에서도 이어졌다. 1인 1표제 재추진 의결 이후인 지난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선 정 대표와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겨냥한 날 선 발언이 쏟아졌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시행을 둘러싸고 의도라든지 공정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가 되고 토론이 굉장히 활발한 것 같다"며 "이런 토론에 대해 일각에서 '해당행위'라고 운운하면서 입틀막 하는 것은 민주주의 정신을 져버리는 것이고 이것은 당대표의 뜻도 아닐 것이라고 믿는다"고 직격했다.
황명선 최고위원 역시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않았던 옛 선비의 지혜처럼 불필요한 오해를 사전에 차단하는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선거룰을 개정한 당사자들이 곧바로 그 규칙에 따라 선출된다면 셀프 개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정 대표의 당대표 연임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점이 친명계의 딜레마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입'으로 통하는 박 수석대변인은 "만장일치로 의결된 사안을 갖고 마치 이견이 있던 것처럼 언론에 다른 말을 어떤 의도를 갖고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할 정도로 친명계의 반발은 늦은 감이 있다. 더욱이 우회적으로 정 대표를 비판하는 것에 그쳐 충돌 양상도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친명계 입장에선 친청계에 대해 '의심'만 있을 뿐, 1인 1표제와 당대표 연임 문제가 연결됐다는 확증이 없어 현재로선 직접적으로 견제할 명분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보니, 일부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반발한 것은 단순히 견제용에 불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친명계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당권파가 밀어붙이는 만큼 통과될 가능성이 높지만 후유증은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1인 1표제에 대해 당내에서 흔쾌히 찬성하는 사람은 많지 않고 일부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추진된 탓에 반대할 수 없는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 대표가 명확하게 당대표 연임을 하지 않겠다고 얘기하면 끝나는 상황이지만, 현재로선 오해를 낳고 의심만 넘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로선 1인 1표제는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되지만, 친명계가 반발을 이어가지 않는 이유는 셈법이 복잡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친명계인 김민석 국무총리는 차기 당권 후보군으로 평가되는데, 차기 전당대회까지 7개월 정도 남았기 때문에 공식 출마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나아가 권리당원의 영향력 강화가 무조건 정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미지수이며, 특히 정 대표의 당대표 연임 도전도 안갯속이다. 즉, 불확실성이 많아 1인 1표제를 둘러싼 당내 갈등은 더 이상 확전되기 어려운 이슈라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지도부는 지난 20일 이 대통령과의 청와대 만찬 이후 '원팀' 기소로 전환됐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박 수석대변인의 1인 1표제 이견 노출과 관련한 '해당 행위' 발언에 기자회견을 예고할 정도로 갈등은 고조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만찬 이후 "오늘 만찬장의 분위기는 가볍고 유쾌했지만, 그 안에 담긴 원팀을 향한 메시지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히며 기자회견을 취소하고 박 수석대변인과 화해했다. 여권에선 "이 대통령이 갈등을 조정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헌기 새로운소통연구소 소장은 "1인 1표제의 경우, 관심이 없기 때문에 추진하는 측의 동력이 강할 수밖에 없다"며 "뚜렷하게 반대하고 있으면 모르겠지만, 차차기 전대부터 적용하자는 말만 나오지 대놓고 반대할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쟁점이 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총리가 당대표에 출마했을 때, 1인 1표제로는 정 대표를 이길 수 없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김 총리 출마는 물론 정 대표가 이긴다는 근거와 데이터가 없다는 것"이라면서 "전대를 앞두고선 모르겠지만, 현재로선 알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에 결국 당원의 흐름이 어떻게 되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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