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환율에… 국산차 ‘웃고’ 수입차 ‘울상’
||2026.01.18
||2026.01.18
원·달러 환율이 연일 고점을 경신하면서 자동차 업계의 명암이 뚜렷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 진입을 바라보는 상황에서 환율 흐름이 국산차와 수입차 실적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환율 변동이 수익성과 직결되는 산업 구조상, 같은 환율 환경에서도 업계의 계산은 크게 엇갈린다.
16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71.40원으로 전일 대비 1.7% 상승했다. 원·유로 환율도 1709.45원으로 2.58% 오르며 강세를 이어갔다. 원화 약세와 달러·유로화 강세가 맞물리면서 자동차 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국산 완성차 업계는 환율 상승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고 있다. 수출 대금이 달러와 유로화로 결제되는 구조여서 같은 물량을 판매하더라도 원화 기준 매출과 이익이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난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 상승은 단기 실적 방어를 넘어 손익 구조 자체에 영향을 주는 변수”라며 “최근에는 환율 효과가 실적에 비교적 직접적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 지표에서도 환율 효과는 일부 확인된다. 산업통상부가 15일 발표한 ‘자동차산업동향’에 따르면 2025년 한국 자동차 수출액은 720억달러(약 106조원)로 집계됐다. 종전 최대치였던 2023년 709억달러(약 104조3860억원)를 넘어선 수치다. 자동차 수출액은 3년 연속 700억달러를 돌파했다. 수출 물량 증가가 주된 배경이지만, 환율 효과도 수출액 확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화 약세가 수출 기업에 구조적으로 유리하다는 점은 단순 계산에서도 드러난다. 해외에서 2만달러에 판매한 차량을 기준으로 환율이 1300원일 경우 매출은 2600만원이지만, 1400원으로 오르면 2800만원으로 늘어난다. 환율 변화만으로 200만원의 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다. 이는 원화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가격 인하 여력 확보나 영업이익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기아처럼 수출 비중이 높은 완성차 업체들은 환율 효과가 실적에 즉각 반영되는 구조다. 북미와 유럽 시장 판매 비중이 높은 가운데 달러·유로화 강세는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제조사의 경우 환율 효과만으로도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부담에 따른 수익성 하락 압박을 상당 부분 상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반면 수입차 업계는 원화 약세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차량을 달러나 유로화로 수입하는 구조상 환율이 오를수록 국내 도입 원가가 상승하고, 마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환율 상승분을 모두 가격에 반영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환율이 오를수록 손익 구조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수입차 브랜드는 환율 부담을 이유로 가격 인상이나 프로모션 축소에 나서고 있다. 다만 할인 혜택이 큰 국내 수입차 시장 특성상 가격 인상이나 혜택 축소는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실적을 유지하려면 마진을 희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환율 부담과 판매 전략 사이에서 선택의 폭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환율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국산차와 수입차 간 실적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환율이 단기적인 외생 변수를 넘어 자동차 산업 경쟁 구도를 가르는 구조적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은 더 이상 일시적인 비용 변수로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같은 시장, 같은 시점에 있어도 기업의 사업 구조에 따라 성과가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와 같은 환율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경우 수입차 가격 변동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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