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부 AI 예산 10조 규모… 전략은 긍정적, 관리는 숙제
||2026.01.17
||2026.01.17
정부는 2026년 AI·과학기술 분야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하고, AI 관련 예산만 10조원 이상을 배정했다. 이와 관련해 전략 방향은 긍정적이나 부처 간 중복 해소와 성과관리가 과제로 지적됐다.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26 도시×AI 분야 예산안 분석 및 융합산업 발전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전례 없는 예산 규모를 평가하면서도 실행력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는 박민규·김우영 국회의원과 한국도시설계학회, 한국인공지능협회가 공동 주최했다.
나라살림연구소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이 발표한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예산안에 반영된 10조 규모의 AI 사업 가운데 사업명에 AI가 포함된 사업은 24개 부처 246개 사업, 총 5조원 규모에 달한다. 이 위원은 "올해 예산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AI와 R&D에 집중 투자한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조사에 의하면 부처별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50개 사업에 3조6460억원을 배정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최대 규모 사업은 과기정통부의 'AI컴퓨팅 자원 활용 기반 강화'로 2조1000억원이 편성됐다. 국토교통부도 11개 사업에 1510억원을 배정했는데, 'AI 모빌리티 시범도시 조성 사업'은 정부안에는 없었으나 국회 심의 과정에서 600억원이 신규 증액됐다.
다만 급조된 사업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이 위원은 "AI 투자가 급증하면서 예산 확보를 위해 급하게 기획된 사업도 보인다"며 "성과가 나지 않으면 매몰비용을 인정하고 계획을 수정할 수 있는 유연성과, 핵심 기술에는 실패에도 꾸준히 투자하는 뚝심을 조율할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한수 랩큐 대표는 스타트업 관점에서 "기존 IT 사업에 AI 키워드만 붙인 사업이 체감상 50~60%에 이른다"면서도 "AI 딥테크 분야에 예산의 50%를 배정하고,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 확대에 나서는 등 AI 산업 육성 의지는 명확하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예산 집행의 공정성 문제도 짚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AI 사업을 살펴보면 일부 기업이 자회사와 관계사를 동원해 동일 과제를 독식하는 사례가 있었다"며 "예산 형평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0조원에 달하는 역대급 예산과 피지컬AI 등 차세대 기술을 선제적으로 포착한 전략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집행 속도, 부처 간 중복 해소, 투명한 성과관리가 없으면 단순한 예산 팽창에 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 생존 주기에 맞춘 패스트트랙 심사 도입, 부처 간 유사 사업 통합, 예산 소진율이 아닌 생존율·고용·후속 투자 등 실질 성과지표 공개를 제언했다.
김현철 한국인공지능협회장은 "현재의 공급자 중심 탑다운 방식으로는 현장의 실질적 수요가 정책에 반영되기 어렵다"며 "AI 전문가 예산심의위원회를 발족해 부처 간 중복을 줄이고 현장 실증 중심의 예산 편성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홍주연 기자
jyho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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