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러리 보다 실리…네카오 ‘국대 AI’ 타이틀 내려놓은 이유
||2026.01.16
||2026.01.16
네이버·카카오·NC AI, ‘국대 AI’ 재도전 불참…독자 전략 집중
외부 인코더 논란·이미지 부담에 ‘패자부활전’ 재도전 부담된 듯
정부 주도 AI 경쟁보다 자체 로드맵 강화로 경쟁력 입증 전망

국가대표 AI 모델 '패자부활전'이 올 상반기 치러질 예정인 가운데 유력 후보였던 네이버, 카카오, NC AI가 잇따라 불참 의사를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 기업은 설욕전을 위해 자원·비용을 투입하기 보다는 자체 AI 기술 로드맵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1단계 평가에서 기술력 논쟁이 불거진 만큼 이미지 손실 우려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네이버·카카오·NC AI, ‘국대 AI’ 재도전 불참
16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날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1단계 평가에서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과 NC AI 컨소시엄을 탈락시켰다. 네이버의 경우 '독자성 논란'이 문제였고 NC AI는 경쟁 팀 대비 낮은 평가 점수가 발목을 잡았다.
1개팀이 아니라 2개팀이 탈락하게 되면서 정부는 1개 정예팀을 추가로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네이버클라우드·NC AI 컨소시엄을 비롯해 모든 기업에게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발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네이버클라우드, 카카오, NC AI 모두 재도전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네이버는 "향후 AI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했고, NC AI는 "목표했던 산업특화 AI와 피지컬 AI 등 국가 산업군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기술개발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KT의 경우 "검토한 바 없다"고 전했다.
대부분 외부 평가전에 역량을 집중하기 보다 자체 로드맵에 집중하겠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외부 인코더 논란과 이미지 부담…자체 AI 역량 강화 선택
카카오를 포함해 3사 모두 '패자부활전'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만큼 이들이 '국대 AI' 타이틀을 내려놓는 데 대해 업계는 다양한 해석을 내놓는다.
큰 이유 중 하나는 '이미지 손실' 부담이다. 이번 '국대 AI' 1단계 평가에서 프롬 스크래치(From Scratch·바닥부터 독자 개발) 논란이 발생했고 그 중심에 네이버클라우드가 있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독자 개발이 아닌 외부 인코더를 가져다 썼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네이버클라우드의 하이퍼클로바X 시드 32B 싱크 모델에 활용된 이미지·음성 인코더가 중국 알리바바의 '큐웬(Qwen) 2.5 ViT'을 차용했다는 지적이다.
외부 인코더를 차용하면서 웨이트(가중치)까지 사용한 점이 2단계 진출에 발목을 잡았다.
네이버가 자체 인코더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를 보완해 재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는 결국 정부가 탈락 기업에게 자사 인코더로 재도전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따라서 네이버로서는 기술력 유무를 떠나 소모적인 논쟁으로 인한 이미지 손실 부담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였다고 해서 네이버의 AI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국가에서 인정한 AI 사업자라 는 것이 향후 소버린AI 영업에 있어 강점이 있고, 민간 사업자로서 사업적 성과를 통해 자체 경쟁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점에서 단기 우려는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술적·비용적 '기회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만일 모델 전략을 수정하는 방식으로 재도전에 나설 경우 제한된 시간 안에 투입해야 할 리소스와 비용 등이 적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텍스트·이미지 기반 옴니모달 모델(32B·8B) 노선을 전면 수정하거나, 그렇다고 경쟁사처럼 대규모 LLM으로 방향을 트는 것 모두 기회비용이 크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인프라·AI 기술 역량이 입증된 상황에서 굳이 '국대' 타이틀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자신감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국내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목표로 올해까지 1조원 이상의 GPU(그래픽처리장치) 투자를 진행할 예정으로, 네이버 1784 사옥과 '각 세종' 데이터센터를 잇는 '피지컬 AI' 테스트베드 운영을 앞두고 있다.
최근 팀네이버는 냉각·전력·네트워크 최적화 기술이 집약된 'B200 4K 클러스터'를 구축했다. 해당 클러스터는 글로벌 상위 500위 내 슈퍼컴퓨터들과 비교 가능한 수준의 컴퓨팅 자원을 갖췄다는 평가다.
서비스 측면에서도 쇼핑 에이전트, AI 검색 탭 등 사용자 체감형 서비스 확장에 속도를 내며 경쟁력 제고에 나설 전망이다.

카카오, 독자 LLM과 온디바이스 AI로 실력 검증 추진
카카오 역시 독자 노선이 뚜렷하다. 이 회사는 카나나(Kanana) 시리즈 LLM을 독자 개발하며 한국어 특화 고성능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선보인 카나나-2는 큐웬3(30B-A3B) 등 글로벌 프런티어 급 모델에 견줄 성능을 갖췄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여기에 고차원 지시 이행 능력과 복잡한 에이전트 시나리오에 특화된 모델을 선보이는 한편 카카오가 자체 개발한 온디바이스 AI 비서 '카나나 인 카카오톡'은 시범 운영을 거치며 고도화하고 있다.
카카오톡 대화를 기반으로 이용자가 요청하기 전 먼저 AI가 도움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올해 상반기 중 출시될 예정이다. 카카오톡 내 AI 검색 서비스 '카나나 서치'도 올해 출시된다. 카카오톡 안에서 대화부터 실행까지 이어지는 완결형 에이전틱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자체 데이터센터인 '카카오 데이터안산'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고도화된 인프라 체계도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남양주시에 제2데이터센터 투자를 결정했다.
NC AI도 산업·피지컬 AI 강화로
NC AI도 자사 강점인 '산업특화 AI'와 '피지컬 AI'에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NC AI는 단순한 업무 보조를 넘어, 가상의 데이터뿐만 아니라 로봇과 공장 등 물리적 세계를 제어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기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NC AI가 '국대 AI' 설명회에서 공개했던 ‘VAETKI’는 ‘산업 적합성’과 ‘비용 효율성’을 표방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정부 주도의 ‘국대 AI’ 트랙에 합류하기 보다는 자체 생태계 및 서비스 고도화 등 자사 AI 노선을 강화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판단되며 NC AI는 '명예로운 5등'을 택하고 내실 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개 회사 모두 재도전 했다가 재차 탈락할 경우 내·외부 충격에서 자유롭기 힘들다. 이같은 관측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조직 피로도를 낮추고 독자 AI 전략에 집중하기 위해 최종적으로 '불참'을 택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한편 정부의 '패자부활전' 계획 이후 주요 후보군이 모두 불참 계획을 밝히면서 새롭게 도전장을 내밀 기업들의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주어진 시간 안에 AI 솔루션 구현 뿐 아니라 '기술 자립도' '실무 적용성'에서 타 경쟁사 보다 우위를 보여야 한다. 논란이 됐던 프롬 스크래치는 더욱 '핀셋 검증'이 예상되는 만큼 여기서 자유로울 기술 구현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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