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한창 영업 중인데… 발행어음 인가 지연에 초조한 삼성·메리츠證
||2026.01.15
||2026.01.15
대형 증권사들이 미래 먹거리로 속속 발행어음을 출시하는 가운데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이 대열에서 이탈한 모습이다. 이들 증권사는 각각 내부통제·제재 리스크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인가를 받지 못해 사업 진출에 난항을 겪고 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발행어음 사업자는 한국투자·NH투자·KB·미래에셋·키움·하나·신한투자증권 등 총 7곳이다. 한국투자증권이 2017년 11월 가장 먼저 진출했으며 NH투자증권(2018년 5월), KB증권(2019년 5월), 미래에셋증권(2021년 5월) 순서로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았다.
이후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이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키움증권의 발행어음 최종 인가를 발표했고 다음 달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에도 사업 인가을 추가로 내줬다.
발행어음이란 증권사가 약정한 수익률에 따라 이자를 지급하는 단기 금융상품으로,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증권사의 경우 금융위 인가를 받아 자기자본의 최대 200% 한도 내에서 발행할 수 있다. 투자자가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퇴직연금 계좌에서 발행어음을 매입하면 증권사는 해당 자금을 기업금융 등 다양한 금융투자에 활용하고 만기 시 원금과 약정 이자를 지급한다.
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이 발행어음을 출시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수익원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기업 금융, 대체투자 등 수익률이 높은 부문에 투자해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했지만 아직 승인을 받지 못했다. 금융당국의 인가 절차를 보면, ▲접수 신청 ▲서류 심사 ▲외부평가위원회(외평위) 심사 ▲현장 실지조사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금융위원회 최종 심의·의결 등 순서로 진행된다. 현재 양사는 외평위 심사까지 마쳤다. 메리츠증권은 실지 조사까지 완료했고 삼성증권은 현장 실지조사를 기다리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내부통제, 제재 리스크 등의 변수로 인수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미공개 정보 이용에 따른 시세차익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아 인가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금융위 증선위는 지난해 7월 메리츠화재 전 사장과 상무급 임원을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2022년 메리츠금융지주가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합병 계획과 주주환원 방안을 발표하기 전에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4월 초고액자산가(VIP) 거점 점포를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위반 사례가 발견됐다. 아직 이와 관련한 금융당국 제재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일단 금융당국은 신사업 인가와 제재는 분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12월 간담회에서 “정책과 제재는 분리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일부 증권사는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고, 제재 절차가 진행되면 심사 중단 사유가 될 수 있는 이슈였다”고 밝혔다. 이는 내부통제에 대한 점검은 원칙대로 진행하되 모험자본 공급을 위한 제도 역시 별도의 기준과 절차에 따라 도입돼야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발행어음 시장 규모는 5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각사에 따르면 미래에셋·한국투자·KB·NH투자증권 4곳의 발행어음 잔고는 2021년 말 17조원에서 지난해 12월 기준 48조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른 경쟁사와 차별화를 위해서는 발행어음 인가 이후 단기간 내에 목표액을 모집할 필요가 있다”며 “발행어음 조달액만큼 운용자산이 늘어나기 때문에 역량만 충분하다면 추가 수익 확보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윤 연구원은 이어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증권사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리테일·운용 수익 강화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증권사 간 발행어음 경쟁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다. 지난해 말 인가받은 증권사 중 키움증권이 가장 먼저 키움 발행어음을 3000억원 한도로 출시했고, 일주일 만에 모집을 완료했다. 하나증권도 최근 발행어음 약정형 특판 상품을 세전 연 3.4~3.6%로 내놓았으며, 신한투자증권은 1분기 내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메리츠증권과 삼성증권 관계자는 각각 “모험자본 공급과 성장펀드 조성을 위해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한 상황으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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