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교체 대신 ‘리프레시’… AI 후폭풍에 흔들리는 데스크톱 PC 시장 [AI PC 2026]
||2026.01.14
||2026.01.14
2026년 데스크톱 PC 시장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인텔과 AMD 모두 데스크톱 PC 부문에서는 지난해 출시한 프로세서를 리프레시하거나 현행 라인업을 유지하며, 본격적인 신제품 출시는 연말이나 내년으로 미뤄질 전망이다. 엔비디아, AMD도 그래픽카드 신제품 없이 새해를 시작하며, 세대 교체도 내년에나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지난 연말부터 본격화된 인공지능(AI)발 메모리 수급 대란은 데스크톱 PC 시장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메모리 가격은 대란 이전과 비교해 이미 수 배이상 상승했으며, 윈도11 환경의 권장 사양 정도인 32GB 메모리 구성을 갖추는 데만 보급형 노트북 한 대 가격인 80만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가격 변동성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데스크톱 PC 대신 메모리 가격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노트북 PC, 태블릿 등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인텔-AMD 양 사 모두 올해 데스크톱 PC 제품군은 ‘리프레시’
연초부터 신제품이 대거 투입되는 노트북 PC 시장과 달리 데스크톱 PC 시장에서는 인텔과 AMD 모두 신제품이 투입되지 않는다. 인텔은 올해 PC 시장에 기존 코어 울트라 200 시리즈 ‘애로우 레이크(Arrow Lake)’의 리프레시 제품을 투입할 계획이다. AMD는 기존 제품군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CES 2026에서 기존 라이젠 9000X3D 제품군에서 신제품 하나를 추가하는 것에 그쳤다. 실질적으로는 양 사 모두 올해 기존 제품군을 그대로 유지한다.
인텔은 이미 지난 해부터 올해 데스크톱 PC 시장에 기존 ‘애로우 레이크’의 리프레시를 투입하는 것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4년 하반기 처음 등장해 2025년 주력 모델이었던 ‘애로우 레이크’는 새로운 아키텍처와 신경망처리장치(NPU) 탑재를 통한 데스크톱 AI PC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지만, 출시 초기 플랫폼의 완성도 문제 등이 제기된 바 있다. 현재는 이러한 문제가 대부분 해결됐고, 비용 대비 성능도 제법 높아진 상태다.
아직 제품 출시가 공식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애로우 레이크 리프레시’는 단순한 동작 속도 향상 뿐만 아니라 코어 울트라 7, 5급 모델에서는 더 많은 E-코어를 제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현재 코어 울트라 7 모델에 E-코어가 더 늘어나면 기존 코어 울트라 9 모델과 코어 수는 같고 동작 속도만 차이나는 상황이 된다. 한편, 메인보드는 기존 규격을 공유하지만, 메모리 동작 속도 지원이 조금 더 상향될 것으로 알려졌다.
AMD도 올해 데스크톱 PC 시장에서는 기존 ‘라이젠 9000 시리즈’ 프로세서 라인업을 유지하며 CES 2026을 통해 새로운 프로세서 제품을 추가한 정도다. 새롭게 추가된 ‘라이젠 7 9850X3D’는 기존에 게이밍용으로 인기가 높은 8코어 구성의 프로세서 ‘라이젠 7 9800X3D’의 최대 동작 속도를 제법 끌어올렸다. 기존의 AM5 소켓 기반 메인보드에서 펌웨어 업데이트 정도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향후 ‘라이젠 AI 400 시리즈’ 기반 데스크톱용 프로세서 제품군을 낼 수 있다는 전망이 있지만 공식 발표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인텔과 AMD 모두 하반기에는 새로운 아키텍처 기반의 차세대 제품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은 데스크톱 PC용 차세대 제품으로 ‘노바 레이크(Nova Lake)’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노바 레이크’는 데스크톱과 노트북 PC용 모두로 출시될 계획이며, 빠르면 올해 말에 제품이 선보일 전망이다. 아직 자세한 제품 구성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새로운 플랫폼을 기반으로 더 많은 코어와 대용량 캐시 탑재 등의 특징이 거론되고 있다.
AMD도 아직 구체적인 정보는 없지만 빠르면 올 하반기에는 차세대 ‘젠 6(Zen 6)’ 아키텍처 기반의 프로세서를 선보일 전망이다. 이미 AMD는 지난 2025년 자체 연례 행사인 ‘어드밴싱 AI’ 에서 ‘젠 6’ 기반 서버용 프로세서인 에픽 ‘베니스(Venice)’가 2026년 중 등장할 것이라 예고한 바 있다. 젠 6 기반 일반 소비자용 라이젠 프로세서 또한 이후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젠 6 아키텍처의 구체적인 정보는 6월 전후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시기는 ‘컴퓨텍스 타이베이 2026’이 예정돼 있고 AMD의 ‘어드밴싱 AI 2026’ 또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에 열릴 가능성이 있다.
그래픽카드 시장 세대교체는 ‘2027년’ 전망, 메모리 대란 악재로 작용
지난 2025년이 그래픽카드 시장에서도 세대 교체의 시기였지만, 올해는 지난 해만큼의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엔비디아와 AMD 모두 현 세대의 주요 제품 라인업을 완성한 상태에서 올해는 양 사 모두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CES 2026에서도 양 사 모두 데스크톱 PC용 외장 그래픽카드 신제품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엔비디아는 올해 기대되던 ‘RTX 50 슈퍼(SUPER)’ 라인업을 말하지 않았고, 엔비디아와 AMD 모두 차세대 라인업은 2027년을 언급하는 상황이다.
엔비디아는 이번 CES 2026서 현 세대 ‘블랙웰(Blackwell)’ 아키텍처의 뒤를 잇는 ‘루빈(Rubin)’ 아키텍처를 공식화했다. 하지만 현재 루빈 기반 GPU는 데이터센터용 제품에만 있고, 그래픽 기능을 갖춘 일반 소비자나 전문가용 GPU는 등장하지 않은 상태다. 사실 기존 ‘블랙웰’ 또한 데이터센터용 제품 발표 이후 소비자용 그래픽 제품까지 오는 데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이번 세대에는 이 시간이 좀 더 길어질 수도 있을 전망인데, 리프레시 단계인 ‘슈퍼’ 라인업이 등장하지 않으면서 체감적으로는 기간이 더 길게 느껴질 수 있다.
AMD의 경우는 그래픽과 연산용 GPU의 아키텍처를 분리해 관리하는 형태로, 그래픽용 최신 아키텍처는 현재 라데온 RX 9000 시리즈가 사용하고 있는 ‘RDNA 4’다. 현재 AMD는 라데온 RX 9000 시리즈를 메인스트림 급 RX 9060 시리즈와 퍼포먼스 급 RX 9070 시리즈만 선보였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경쟁력 있는 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즉, 플래그십급 모델이 새롭게 등장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데스크톱 PC용 그래픽카드 시장에 마지막 남은 변수는 ‘인텔’이다. 인텔은 지난 2024년 12월 ‘배틀메이지(Battlemage)’ 기반 메인스트림급 ‘아크 B580’을 출시한 이후 1년여만에 하이엔드급 ‘B770’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공식적인 언급은 없지만 드라이버 업데이트 추가 등에서 출시가 임박했다는 정황들이 포착되고 있다.
한편, '메모리 대란'은 데스크톱 PC 시장, 특히 조립 PC 시장에서 시장 분위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모습이다. 현재 조립 PC 시장에서 메모리 가격은 전년 대비 수 배가 올라, 16GB 메모리 두 개로 32GB 메모리를 구성하려면 예전에는 PC 한 대를 온전히 구할 수 있던 80만원 가까운 돈을 지불해야 할 상황이 됐다. 32GB 메모리가 윈도11 환경과 AI 기능을 조금 여유롭게 쓸 수 있는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지금의 가격은 PC에서 AI 활용을 제거해 메모리 사용량을 줄이는 것을 추천해야 할 상황이다.
이제 PC 환경에서 필수 요소가 된 SSD 가격 역시도 지난 해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보편적인 1테라바이트(TB)급 SSD도 시작 가격이 20만원 중반대에 형성됐다. 고용량 SSD를 구매하는 데에는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 하드 디스크 가격도 함께 오르면서 용량당 단가를 고려하면 아예 초고용량 제품을 선택하는 편이 오히려 경제적으로 느껴질 정도다. 저장장치 관련 주요 부품들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급등한 만큼, 현시점에서는 확장을 고려하기보다는 사용량 자체를 줄이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이러한 메모리 수급 문제에 따른 가격 변동은 향후 메모리가 탑재되는 그래픽카드는 물론 완제품 PC 시장에도 점차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올해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던 ‘RTX 50 슈퍼’ 라인업을 선보이지 않는 이유로 메모리 가격 변동성을 지목하고 있다. 또한 HP 등 완제품 PC 제조사들이 향후 PC용 메모리 수급에 CXMT 등 중국 제조사의 제품을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도 외신을 통해 전해진 바 있다. 메모리 가격 문제가 장기화될수록 데스크톱 PC 시장은 물론 PC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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