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자영업 대출 빗장 건 저축銀, 대기업·고금리 대출은 늘려
||2026.01.14
||2026.01.14
저축은행업권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서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건전성 관리 압박이 커지자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대출을 줄이고, 대신 대기업 대출과 소액신용대출 위주로 영업 방향을 틀고 있어서다. 자영업자들이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나 고금리 대출로 몰리는 구조가 심화하고 있다는 우려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저축은행 77곳의 기업자금 대출 잔액은 45조6302억원으로 전년 동기 50조4502억원 대비 9.6% 감소했다.최근 기업자금 대출 규모는 2022년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PF 부실 여파와 연체율 상승이 겹치며 저축은행들이 전반적인 여신 축소에 나선 영향이다.
기업대출 감소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대출에 집중됐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47조3067억원에서 41조7643억원으로 11.7% 줄었다.
특히 자영업자가 주로 이용하는 개인사업자 대출 감소 폭이 두드러진다.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16조962억원에서 13조5071억원으로 1년 새 16.1% 감소했다. 경기 둔화와 매출 변동성 확대에 따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대출 심사가 빠르게 강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자영업자들은 상대적으로 접근이 쉬운 소액신용대출로 내몰리고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급전을 마련하기 위해 고금리 소액대출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저축은행업권의 소액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조32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 증가했다. 평균 금리는 16% 안팎으로 카드론과 은행권 소액대출보다 높지만, 4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일반 신용대출 취급이 위축되자 저축은행들이 규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소액신용대출과 일부 사업자 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액신용대출은 대출 한도가 300만원 이하다. 연 소득 1배 이내로 신용대출 한도를 제한하는 6·27 가계대출 규제와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모두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평균 금리가 15%를 웃도는 고금리 상품인 만큼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수익을 보전하는 데 유리한 구조다.
최근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소액신용대출로 넘어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저축은행이 취급하는 대출 규모는 줄었지만 취약 차주 부담은 오히려 커진 셈이다.
윤선중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부동산 PF 부실 이후 금융사 전반에 대한 건전성 감독이 강화되면서 신용도가 낮은 차주에 대한 대출이 줄어든 측면이 있다”며 “대출 규제 기조 속에서 저축은행들도 일반 가계대출을 포함한 전체 여신 총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대기업 대출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저축은행업권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3조8659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1435억원 대비 약 23% 증가했다. 전체 기업자금 대출이 줄어드는 가운데 대기업 대출만 역주행하는 모습이다. 저축은행들이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차주 위주로 여신 운용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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