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참지 않는 파월…‘사상초유’ 수사 가능성에 “연준 독립성 침해” 작심비판
||2026.01.13
||2026.01.1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센 압박 속에서도 충돌을 피해 왔던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중앙은행 연방자금 유용 의혹에 휩싸이며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반기를 들었다. 파월 의장은 오는 5월 퇴임을 앞두고 있다.
11일(현지 시각) 파월 의장은 영상을 통해 “지난 9일 연준 청사 개·보수에 대한 나의 증언과 관련, 법무부로부터 대배심 소환장과 형사 기소 위협을 받았다”며 “이는 연준이 대통령의 선호가 아닌 공공의 이익을 기준으로 금리를 결정했기 때문에 발생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하 거부를 요구한 파월 의장에 대해 해임 의사를 지속 피력, 압박을 가하던 중 지난해 여름부터 연준 건물 개·보수 공사를 빌미로 공세를 높여 왔다. 공사비가 애초 예정된 예산보다 높게 집행됐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다.
실제로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DC 청사 공사 현장을 직접 방문, “예산이 약 31억달러 정도인 것 같다”며 “27억달러가 31억달러가 됐다”고 공개 발언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팸 본디 장관은 “납세자 돈을 남용한 사안을 우선 수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지난 12일 알려졌다. 파월 의장에 대한 기소 가능성이 사실상 현실화한 것으로, 이는 사상 초유의 사건으로 관측된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공사 비용은 구실에 불과하며, 행정부의 위협과 지속적 압박이라는 맥락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이후 연준의 독립성을 무시한 채 노골적으로 금리 인하 압박을 지속한 바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기준금리가 1%까지 낮아져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왔으나, 파월 의장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금리를 결정하는 행보를 보였다. 트럼프 2기 재임 기간 동안 연준은 금리를 각 0.75%포인트(p)씩 세 차례 인하했는데,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을 ‘멍청이’, ‘고집 센 노새’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인사에 깊숙이 관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매파’(통화긴축 성향)인 리사 쿡 연준 이사를 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로 전격 해임 통보한 사례가 대표적으로, 쿡 이사는 법원에 이의를 제기해 오는 21일 연방대법원 심리를 받을 예정이다.
이후 매파로 분류되던 아드리아나 쿠글러 전 이사가 조기 사퇴하면서 그는 자신의 최측근이자 관세 정책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스티븐 마이런 이사를 임명했으며, 5월 파월 의장의 퇴임 이후에도 자신에 순종적인 ‘비둘기파’(통화완화 성향) 인사를 지명할 것으로 예측된다.
파월 의장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에 직접적인 언급을 삼가며 연준 독립성만을 강조해 왔으나, 이번에는 평소와 다른 형국으로 상황이 돌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 의회예산국장을 지낸 더글러스 엘멘도프 하버드대 교수는 “연준은 현 행정부가 원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개인과 조직에 압력을 넣을 것을 인지한 것 같다”며 “굴복하지 않으려면 맞서 싸워야 한다”고 총평했다.
파월의 대응 이후 전·현직 연준 의장들과 전직 재무장관들도 일제히 성명을 내고 지지를 표명했다.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은 “이번 사안은 연준 독립성에 대한 가장 심각한 공격”이라며 “정책을 관철하기 위해 연준 인사를 겁박하는 데까지 나아간다면, 이는 법치 사회의 붕괴이자 연준 독립성의 종말”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 수사에 본인이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수사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전했으며,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조사를 지시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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