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장 대행에, 부행장까지 공석 기업은행… 리더십 공백 언제쯤
||2026.01.13
||2026.01.13
IBK기업은행이 행장 공백에 이어 부행장 임기 만료까지 겹치며 조직 운영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차기 행장에 내부 출신 선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지만 관료 출신 인사 기용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외부 인사가 올 경우 내부 반발 속에 공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성태 기업은행장이 지난 2일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후임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기업은행은 이튿날부터 김형일 전무이사(수석부행장)가 행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문제는 행장 공백이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경우 경영진 공백이 연쇄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달 14일에는 오은선 자산관리그룹장, 17일에는 김인태 혁신금융그룹 부행장의 임기가 각각 끝난다. 유일광 부행장은 오는 3월 27일 임기가 만료되며, 김형일 전무이사의 임기도 오는 3월 20일까지다.
이미 은행 내부에서는 연초 주요 일정이 줄줄이 미뤄지고 있다. 상반기 정기 인사와 조직개편, 중장기 사업계획 확정 등이 모두 차기 행장 취임 이후로 연기된 상태다.
현장에서는 불확실성 속에서 기존 틀을 유지하는 보수적인 업무 처리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국책은행으로서 기업은행이 중소기업 지원 등 정부가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에 적극 나서야 하는 시점인데, 리더십 공백이 아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행장 인선 시점은 빨라야 1월 중순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일본 방문 이후에야 인사 판단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기업은행의 리더십 공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0년과 2019년에도 행장 임기 종료 이후 후임 인선이 늦어지며 직무대행 체제가 가동됐다. 당시에도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수 주간 최고경영자 공백이 이어진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배경으로는 인선 구조 자체의 한계가 지적된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 행장이 금융위원장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된다. 이사회 차원의 후보군 관리나 사전 추천 절차가 없는 구조다. 당국의 눈치만 살필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외부 출신 인사가 행장으로 선임될 때마다 ‘낙하산’ 논란이 반복돼 왔다. 이른바 관료 출신 인사가 행장으로 내려올 경우 노조를 중심으로 내부 반발이 거셌다. 2020년 윤종원 전 행장 취임 당시에는 출근 저지 투쟁이 26일간 이어지며 금융권 최장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최근 기업은행 노조가 총액인건비 제도 도입 이후 시간외수당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있다며 임금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는 점도 변수다. 이런 상황에서 외부 인사가 행장으로 선임될 경우 파업 강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행장이 임명되더라도 정상 경영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업계에서는 최근 국책은행 인사 흐름을 감안할 때 내부 출신 행장 선임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주요 국책은행 수장이 모두 내부 출신 인사였던 점을 고려하면 기업은행도 비슷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010년 조준희 행장, 2013년 권선주 행장, 2016년 김도진 행장 등은 모두 내부 출신이었다. 이후 2019년 관료 출신인 윤종원 행장이 취임했으나 2022년 다시 내부 출신인 김성태 행장이 선임됐다.
하마평에 김형일 전무이사와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 김재홍 전 IBK저축은행 대표, 임문택 IBK연금보험 대표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한편 차기 행장이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노조 문제와 함께 주주환원 등 중장기 경영 전략 수립도 시급하다. 기업은행 노조는 이달 중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공공기관 총액인건비 제도 도입 이후 초과근무 수당 지급에 제약이 생기면서 현실적으로는 보상휴가로도 해소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국책은행이면서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만큼 기업가치 제고 역시 과제다. 생산적 금융 수행과 함께 주가 부양, 주주환원 확대 등도 동시에 요구되고 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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