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한당→미통당→국민의힘’…'당명 변경 잔혹사' 끊을 묘책
||2026.01.13
||2026.01.13
국민의힘, 5년 5개월 만에 새 간판
"사람이야 개명하면 운 트이지만
당은 당명만 바꾸면 지지율 정체"
주호영 "완전 절연 후 중도 잡아야"

국민의힘이 약 5년 반 만에 당명을 교체한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놓은 당 쇄신책이다. 새로운 당명은 당원 의견 수렴 내용에 더해 국민 공모, 당헌 개정 등 절차를 거쳐 다음 달 중 확정된다. 당 일각에서는 확실한 변화 없이는 단절 없는 간판 갈이에 불과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희용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명 개정을 통한 '이기는 변화'에 대한 당원들의 열망을 분명히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새 당명 공모전을 실시할 예정이며 전문가 검토를 거쳐 2월 중 당명 개정 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의견 수렴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당비를 납부하는 책임당원들을 대상으로 당명 개정 여부를 묻는 자동응답전화(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당명 교체에 찬성하는 의견이 반대보다 68% 우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이라는 당명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2020년 9월 미래통합당에서 국민의힘으로 간판을 바꾼 지 5년 5개월여 만이다. 이전까지 보수정당은 민주자유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 등으로 당명을 교체해 왔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기자들과 만나 "설 전까지 당명 개정을 마무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며 "많은 분이 (당) 색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지만, 당원들은 원하지 않는 분이 조금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이 당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새 당명 제안 접수엔 '자유' '공화' '미래' 등이 들어간 당명이 많이 나왔다고 밝혔다. 책임당원들을 대상으로 당명 개정 여부를 물은 영향이 있다는 정치권 분석도 나온다.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같은날 BBS라디오 '아침저널'에 출연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추진하는 당명 변경을 '포대 갈이'에 비유하며 "당명을 바꾸겠단 건 기존에 당이 해오던 행태와 국민의 평가가 완전히 바뀐 당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인데, 내용이나 행태는 그대로면서 당명만 바꿔서는 효과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 부의장은 "당명을 바꿀 정도의 결기라면 기존 행태 중 잘못되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것들은 완전히 절연해야 되는 조치를 취해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그것(절연)이 따라오지 못하면 비용만 엄청 들이고 '정당 포대 갈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장 대표에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확고한 절연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진행자가 '보수정당이 앞으로 국민에게 어떤 조치를 취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라고 묻자 주 부의장은 "나는 중도층과 지지층이 많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소위 집토끼와 중도 확장이란 논란이 있는데 이 두 관계가 길항 관계, 배척 관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은 유튜브의 영향으로 우리 당원 중에 부정선거론이라든지 윤어게인이라든지 이런 것에 지속 노출된 일부 강성들이 있다"며 "그런 분들도 설득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냥 올라타고 '여러분들이 하는 것이 옳습니다' 이렇게 갈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합리적인 우리 당원들은 나라가 잘되길 바라고 당이 잘되길 바라지, 당이 잘못되고 나라가 잘못되는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래서 (강성 당원들의) 행태가 진정성은 있을지 몰라도 이게 나라와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는 것을 지속적으로 설득을 하고, 잘라가는 것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도라고 별도의 다른 국민들이 있는 것이 아니다. 바르고 합리적으로 가면 그것이 중도도 잡고 우리 핵심 당원들도 같이 가져가는 것"이라며 "합리적이지 않은 극단적인 방법으로 당원을 잡으면 중도가 없어지는 것이고, 중도를 잡는다 하더라도 당원이 볼 때 정의롭지 못하고 바르지 못하다 하면 떨어져 나가는 것이 아니겠냐. '집토끼를 잡는다, 중원을 넓힌다'의 핵심은 합리적이고 바른 정책과 노선을 지키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들 또한 대체로 쇄신의 탈을 쓴 보여주기식 행보보다는 실질적인 움직임으로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어야 한다는 평가를 내놨다. 확실한 변화 없이는 단절 없는 간판갈이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큰 기대가 되지 않는 건 사실"이라며 "과거에도 여러 차례 당명을 바꿔왔지만, 근본적 변화 없이 '간판만 바꾸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또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사람이야 개명을 하면 운이 바뀌지만, 당은 개명만 한다고 해서 지지율이 오르지는 않는다"며 "이준석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하던, 청년 중심 정당을 보여주는 움직임이 있던 실질적인 변화가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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