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헛이 쏘아올린 ‘차액가맹금’ 소송… 대법 판결 촉각
||2026.01.12
||2026.01.12
한국피자헛 가맹점주들이 본사를 상대로 제기한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의 대법원 판결이 임박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원·부자재 유통 과정에서 취해 온 차액가맹금(유통 마진)이 부당이득으로 판단될 경우, 계류 중인 유사 소송들 역시 본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판결 결과에 따라 오랜 관행으로 자리 잡은 차액가맹금 구조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2일 유통업계 소식을 종합하면 대법원은 오는 15일 한국피자헛 차액가맹금 반환 청구 소송 상고심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이 사건은 2020년 가맹점주 94명이 필수 원·부자재 공급 과정에서 도매가를 초과해 본사가 취한 차액가맹금이 법적 근거 없는 부당이득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차액가맹금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원·부자재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취하는 유통 마진을 의미한다.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에서는 그동안 로열티 대신 물류 마진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가 관행처럼 자리 잡아왔다. 예컨대 원재료를 1만원에 매입해 가맹점에 1만1000원에 공급할 경우, 1000원이 차액가맹금으로 남는 방식이다.
본사 측은 이를 물류 관리비와 운영비 등을 포함한 정당한 수익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차액가맹금 규모는 국정감사를 통해 수치로도 확인됐다. 2025년 10월 국회 국정감사 자료를 살펴보면 커피·치킨·피자 프랜차이즈 상위 5개 브랜드(13개 기업)의 최근 3년간 차액가맹금 평균을 분석한 결과, 한 치킨 프랜차이즈의 경우 가맹점당 평균 약 8700만원의 차액가맹금을 부담했고 이는 매출의 16.45%에 달했다. 다른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도 각각 6700만원(13.26%), 5400만원(10.86%) 수준으로 집계됐다.
반면 가맹점주들은 필수 품목을 본사가 지정하거나 사실상 강제 구매하도록 하면서도 원가·물류비·마진 등 공급가 산정 구조를 제대로 알 수 없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피자헛 사건은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에 관행처럼 굳어진 차액가맹금 구조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피자헛 2심 판결 이후 맘스터치, 교촌치킨, BBQ, 버거킹, 배스킨라빈스 등 주요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상대로 한 유사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이거나 제기된 차액가맹금 관련 소송은 20건 안팎으로 알려졌다. 일부 사건은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어 이번 판결이 향후 소송의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서울고등법원은 2024년 9월 항소심에서 한국피자헛이 2016~2022년 가맹점주들로부터 받은 차액가맹금 약 210억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반환 규모는 1심의 75억원보다 크게 늘었고, 이후 한국피자헛은 경영 부담을 이유로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프랜차이즈협회 관계자는 “영세한 본부가 많고 매출 누락 등으로 로열티 징수가 어려운 국내 현실에서 물류 마진, 즉 차액가맹금은 불가피한 관행”이라며 “보편적 관행으로 자리 잡은 차액가맹금이 부당이득으로 확정될 경우 법적 안정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로열티를 받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2심 판결이 차액가맹금 수취 자체를 위법으로 보는 취지로 해석되면서 유사 소송이 확산되고 있다”며 “대법원에서 피자헛의 특수성이 명확히 구분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오랜 관행과 계약의 경계가 모호했던 데서 비롯된 구조적 쟁점이라고 본다. 가맹점주들은 원가·마진·유통비 등 핵심 정보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급가가 결정됐고, 계약서상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이익을 본사가 취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한국피자헛은 가맹 운영에 필요한 필수 품목을 공급하는 것이 본부의 역할이며, 그 과정에서 합리적인 유통 마진을 취하는 것은 프랜차이즈 사업의 일반적 구조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민석 법무법인 YK 관계자는 “차액가맹금 자체가 모두 위법한 것은 아니지만, 산정 구조를 알 수 없는 ‘깜깜이 차액가맹금’은 미국에서도 위법으로 판단된다”며 “가맹본부가 필수 품목을 지정해 사실상 강제 구매하게 하는 구조는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대법원 판결의 직접적인 효력은 피자헛에 한정되겠지만, 실질적으로는 프랜차이즈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판결 결과에 따라 가맹점주들이 브랜드별로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돌려받게 될 가능성도 있고, 향후 차액가맹금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수익 구조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상이 기자
differenc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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