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동 LGD 사장 “OLED·LCD 투 트랙으로 기술 1등 유지” [CES 2026]
||2026.01.12
||2026.01.12
“OLED와 LCD 양쪽 모두에서 세계 1등 기술을 갖춘 회사로 고객 선택지를 넓히는 투트랙 전략을 유지할 것이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중장기 전략을 제시했다. 프리미엄 OLED로 하이엔드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는 동시에, 가격 경쟁력을 높인 기술 혁신으로 LCD와의 경계를 허문다는 구상이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로 정체 국면에 접어든 TV 시장에 대해 정 사장은 “OLED TV 패널이 LCD 보다 제조공정이 복잡하고 이로 인해 가격이 높지만 우리는 고객사가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고객사의 사업이 원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처음 가격 경쟁력을 강화한 스페셜에디션(SE) OLED 패널을 선보였다. 정 사장은 “OLED의 프리미엄 가치는 지속적으로 높이되, 가격을 낮춘 제품을 통해 어떤 LCD 패널과 비교해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발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간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뤄낸 LG디스플레이는 올해를 ‘도약의 해’로 삼겠다는 목표다. 정 사장은 올해 경영 키워드로 ‘지속 수익 창출’과 ‘기술 중심 회사로의 전환’을 내세웠다. 그는 “단순한 흑자 전환이 아니라, 시장 환경이 어떻게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체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라며 “진입장벽을 확실히 구축할 수 있는 핵심 기술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전략의 핵심 수단은 AX(AI 전환)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를 AX 원년으로 선포하고 연구개발, 생산, 품질, 원가 전반에 자체 AI를 적용해 왔다. 정 사장은 “AX와 VD(가상 디자인)는 R&D부터 생산, 원가 혁신까지 전 과정의 속도를 끌어올리는 촉매제”라며 “올해는 생산과 품질 영역까지 AX 문화를 더욱 확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공정 난도가 높은 OLED 분야에서 AI 기반 생산 체계를 통해 연간 2000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다. VD를 활용하면 양산 전 가상 환경에서 다양한 조건을 선별할 수 있어 개발 비용과 시간 단축은 물론 품질 안정성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 사장은 “원가 절감은 더 싼 부품을 쓰는 문제가 아니라 기술로 해결해야 한다”며 “마스크 수 축소나 재료 혁신 등 세계 최고 수준의 OLED 기술을 통한 원가 혁신이 LG디스플레이의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번 CES에서 LG디스플레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용 OLED도 처음 공개했다. 정 사장은 “로봇이 요구하는 디스플레이 규격은 차량용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며 “신뢰성이 높고 곡면 구현에 강점이 있는 플라스틱 OLED 기술은 충분한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로보틱스 업계가 아직 디스플레이 인터페이스 표준을 확정하지 못한 만큼, 당장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보다는 전장 시장에서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사장이 꼽은 CES 2026의 키워드는 ‘진화하는 로봇’과 ‘영향력이 커진 중국’이다. 그는 “피지컬 AI가 인간의 동작을 따라 하는 수준까지 발전한 것을 현장에서 체감했다”며 “이 기술을 디스플레이 생산 공정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기업들에 대해서는 우려와 경계심을 내비쳤다. 그는 “OLED를 따라잡기 위해 LCD의 화질과 원가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기술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더 치열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중국 BOE와 삼성디스플레이가 투자를 진행 중인 8.6세대 IT OLED와 관련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정 사장은 “현재 시장 규모와 고객·제품 조합을 고려하면 기존 6세대 인프라로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며 “돈을 벌 수 있다는 확신이 설 때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로는 대형과 소형 OLED를 꼽았다. 정 사장은 “고난도 기술력과 노하우가 요구되는 영역으로, 중국이 따라오기 상대적으로 어렵다”며 “고객은 차별화된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요구한다. 시장과 동떨어진 혁신이 아니라, 사업적 실익을 함께 만들어내는 경쟁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CES 특별취재단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