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부터 A/S까지… 인테리어를 플랫폼이 아닌 서비스로 [변인호의 스타트업 픽]
||2026.01.12
||2026.01.12
인테리어는 많은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는 영역이다. 전문업체에 견적을 의뢰하면 생각한 예산을 훌쩍 넘는 금액을 제시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계약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지 않으면 공사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붙기도 한다. 유명 인테리어 브랜드에 맡겨도 실제 시공은 하청업체가 맡는다. 공사 품질이 기대에 못 미치는 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셀프 인테리어에 도전하는 이들이 나오는 배경이다.
윤소연 아파트멘터리 대표도 그렇게 셀프 인테리어에 도전했다. 윤 대표는 셀프 인테리어 경험담을 책으로 펴낸 베스트셀러 작가다. 그는 2010년대 초반 인테리어 관련 정보가 지금처럼 많지 않던 시절 자신의 신혼집을 직접 고치며 그 과정을 블로그에 기록했다. 이 글을 엮어 출간한 책이 입소문을 타며 실제 인테리어 의뢰로 연결됐다. 이후 소프트뱅크벤처스의 투자를 받으며 2015년 인테리어 전문 스타트업 아파트멘터리를 창업했다.
셀프 인테리어 경험이 엔드 투 엔드 서비스로
드라마 ‘주몽’의 평균 시청률이 40%를 넘던 TV 황금기에 방송국 PD로 재직하던 윤소연 대표는 책 출간 이후 방송국을 떠나 인테리어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윤 대표는 독자들의 인테리어 의뢰를 수행하다가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연이 닿았다. 그의 책을 읽은 소프트뱅크벤처스 관계자가 윤 대표에게 시드 투자를 제안했다. 그렇게 투자를 받아 아파트멘터리를 창업한 윤 대표는 회사를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인테리어 업종의 특성을 체감하게 됐다.
윤 대표는 “인테리어는 기본적으로 두 달 정도 고객의 삶에 침투하는 고관여 산업이다”라며 “고객의 눈높이는 점점 높아지는데 그 기준에 맞는 시공업자와 프로젝트 매니저를 계속 양성하고 서비스를 표준화하는 게 난이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런 구조 때문에 아파트멘터리는 일반적인 온라인 중개 형태의 플랫폼 사업 구조를 채택하지 않았다. 아파트멘터리는 인테리어 시공을 총괄하는 프로젝트 매니저(PM) 역할을 대신한다. 인테리어 공사를 하려는 이와 여러 시공업자를 연결하는 구조가 아니다. 윤 대표는 창립 5년차까지 매장도 없이 웹페이지 형태로 사업을 운영하며 일종의 인테리어 브랜드처럼 회사를 성장시켰다고 설명한다.
그러다 아파트멘터리가 점점 성장하면서 사업도 고도화됐다.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도 ‘사이렌 오더’처럼 IT기술을 접목해 앱 주문을 할 수 있게 된 것처럼 아파트멘터리도 기술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지금의 아파트멘터리는 인테리어의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서비스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전부 아파트멘터리가 담당한다. 계약과 진행 상황은 앱으로 관리하고 있다. 사후관리(A/S)도 앱으로 접수한다. 마루, 스위치 같은 자재까지 직접 아파트멘터리가 만든다.
윤소연 대표는 “최근에는 AI로 인테리어 디자인을 제안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며 “아파트멘터리는 인테리어할 때 프로젝트 매니저가 스위치 하나까지 고객과 다 정하고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로 진출하는 K인테리어
윤소연 대표는 전 세계에 ‘K인테리어’를 알리는 것을 아파트멘터리의 다음 목표로 꼽았다. 아파트멘터리는 이미 2024년 홍콩에 진출해 50억원쯤의 매출을 기록했다. 2026년 1월에는 홍콩 도심에 오프라인 매장도 연다. 윤 대표는 금융·미디어 업계 종사자들이 많은 홍콩에서 한국적인 인테리어를 선호한다고 설명한다.
그가 K인테리어의 글로벌 진출을 시도하는 건 국내 소비자들의 높은 눈높이 덕이다. 윤 대표는 한국 소비자의 인테리어 기준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봤다. 우리나라처럼 인테리어를 학습해서 하는 나라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인들이 집에 쓰는 돈과 시간에 관한 기준이 높다는 것 자체가 K-인테리어의 높은 글로벌 경쟁력을 증명한다고 설명한다.
미국 뉴욕 진출을 고려하는 이유는 미국에 한국식 ‘턴키 인테리어 모델’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턴키 인테리어는 설계부터 시공, 마감, 사후관리까지 한 업체가 담당하는 방식을 말한다. 지금 아파트멘터리가 하는 엔드 투 엔드 인테리어 서비스를 하는 업체를 찾기 힘든 ‘블루오션’인 셈이다. 게다가 홍콩, 뉴욕 등의 대도시는 아파트처럼 구조가 비슷한 집이 밀집된 곳이다. 아파트멘터리 같은 표준화된 서비스가 진출하기 좋은 형태다.
윤 대표는 “아파트멘터리는 평균가보다 10%쯤 비싸도 만족도를 30% 더 드리자가 목표다”라며 “한국 소비자 기준을 맞추던 K뷰티가 세계에서 제일 좋은 표준을 만든 것처럼 아파트멘터리는 인테리어 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에서 더 공격적으로 표준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벌써 홍콩 사례를 보고 싱가포르, 상하이, 미국, 호주 등에서 파트너십 제안이 오고 있다”며 “2026년 하반기에는 미국 뉴욕 맨해튼에 매장을 열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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