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마케팅 승부 건 삼성… 운용사 ETF 브랜딩 사활
||2026.01.12
||2026.01.12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 규모가 300조원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하는 가운데 삼성자산운용이 버스(Bus)·지하철(Metro)·옥외 광고(Walk)를 의미하는 이른바 ‘BMW’ 마케팅을 펼쳐 투자자 발길을 붙잡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자사 ETF 브랜드인 KODEX 인지도를 높여 1위 자리를 지키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를 불편하게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고환율로 민감해진 금융당국이 증권사의 해외 주식 마케팅을 중단하도록 압박한 것처럼 해외 주식 상품이 적지 않은 ETF에도 같은 잣대를 들이밀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울 시내·외 버스를 대상으로 외관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이 광고에는 ‘연금, Kodex하다’라는 문구가 담겼으며, 퇴직연금에 관심이 높은 연말 연초 개인 투자자에게 KODEX ETF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KODEX 광고는 서울 지하철 1~8호선 역사 내에도 걸려 지하철 이용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시민들이 대거 몰리는 서울역, 강남역 등 인근의 옥외 전광판에서도 광고가 진행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2002년 국내 첫 ETF 도입사로서 KODEX 브랜드를 적극 알려 선점 효과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022년부터 ETF 마케팅을 현대카드 출신 김경식 디지털마케팅본부장이 이끄는 전사 마케팅본부에서 담당하면서 대고객 마케팅을 확대했다.
회사는 ETF 이해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BMW 마케팅뿐 아니라 온라인·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마케팅을 전반적으로 강화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BMW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확대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처럼 삼성자산운용이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것은 ETF 시장이 올 초 순자산 300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대한민국 대표 재테크 상품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ETF 순자산 규모는 309조2672억원으로 나타났다. ETF 순자산 규모는 지난해 6월 200조원을 돌파한 지 7개월 만에 300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성장했다.
현재 ETF 시장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주도하고 있다. 전체 ETF 순자산 규모의 70% 이상을 두 회사가 차지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7일 기준 119조4639억원으로 전체의 38.5%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01조91억원으로 32.7%를 기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금융당국이 소비자 보호를 내세워 금융사의 과도한 마케팅에 제동을 건 만큼 이러한 움직임이 자산운용업계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주요 증권사 금융소비자보호 책임자(CCO) 등을 불러 간담회를 열고 해외 주식·파생상품에 대한 과도한 이벤트와 광고를 자제하도록 권고했다.
마케팅 경쟁보다는 상품 개발과 운용 전략에서의 경쟁이 활발해져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상위 자산운용사들이 ETF 마케팅에 집중하는 등 경쟁이 과열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마케팅과 광고도 중요하지만 좋은 상품 개발·운용 부분에서 업계 간 건강한 경쟁이 일어나는 것이 투자자와 업계 성장 측면에서 더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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