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IPO 시점 다시 늦춘다… 수수료 의존 구조 탈피 과제
||2026.01.12
||2026.01.12
가상자산 시장 부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빗썸의 기업공개(IPO) 추진에도 제동이 걸렸다. 거래 수수료 의존도가 높은 사업 구조에 지배구조를 둘러싼 제도 변수까지 맞물리며 상장 시점을 둘러싼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12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의 IPO 일정이 또다시 지연될 예정이다. 빗썸은 지난 2023년 IPO 담당 주관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하고 올해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준비 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최근 시장 환경을 고려해 상장 시점을 재검토하는 분위기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은 시장을 떠받치던 투기적 물량이 사라진 데다, 글로벌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자금이 주식 등 전통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면서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거래대금 감소와 투자심리 위축이 동시에 나타나며 시장 전반의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시장 환경은 빗썸 IPO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빗썸은 전체 매출 98%가 거래 수수료에서 발생한다. 시장 변동성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되는 것이다. 시장이 위축되면 거래대금이 감소하고, 이는 곧바로 실적 둔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빗썸은 경영효율화를 통해 IPO 추진을 위한 사전 정비 작업에 나서고 있다. 임직원 대상 복지포인트를 기존 85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축소하고, 자녀 학자금 지원 역시 제한하기로 했다. 이는 매출 대비 영업비용을 줄여 수익 구조를 개선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빗썸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5252억원 중 3650억원을 영업비용으로 집행했다. 매출의 70% 정도가 영업비용으로 나간 셈이다. 영업비용은 크게 판매촉진비(1726억원)·광고선전비(267억원) 등 마케팅 비용과 지급수수료(748억원), 급여(504억원)로 사용됐다.
앞서 지난해엔 성과 중심 기조를 강화하며 고성과자 중심으로 인력을 재배치하고 저성과자에 대해선 퇴출시키는 인사평가 제도 ‘인앤아웃’을 도입했다. 그해 7월 진행된 평가를 통해 전체 직원 중 10%인 60여명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진행했다.
빗썸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보상 성격을 띠는 제도는 축소한 것”이라며 “일부 현금성·조건부 복지 제도는 보상 성격이 강하고, 자녀 여부 등 개인 상황에 따라 수혜 대상이 제한되는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임직원에 대한 성과 중심 보상은 확대하고, 보편적 복지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로 인해 수익 구조 다변화 필요성도 재차 부각되고 있다. 거래 수수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수익원을 다각화하면 실적 개선은 물론 사업 안정성과 성장성을 투자자에게 보다 명확히 제시할 수 있어 IPO에 있어 주요 판단 기준으로 평가된다.
국내 규제 환경의 불확실성도 IPO 지연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정부는 디지털자산 전반을 규율하는 ‘디지털자산 기본법’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율을 15%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당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기존 대주주의 지분 축소나 지배구조 개편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현재 빗썸은 이정훈 빗썸 전 의장이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빗썸홀딩스가 최대 주주다. 빗썸홀딩스는 빗썸의 지분 73.56%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IPO를 위한 준비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가상자산 시장 상황과 제도 환경 변화를 종합적으로 반영해 적절한 상장 시기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서영 기자
insyo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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