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지적한 쿠팡 판매자 대출… 고금리 논란 속 엇갈린 시선
||2026.01.12
||2026.01.12
금융감독원이 쿠팡파이낸셜의 ‘판매자 성장 대출’을 폭리로 규정하고 정밀 검사에 착수하면서 리스크 산정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정산 구조를 쥔 플랫폼이 사실상 과도한 금리를 적용한 것 아니냐는 문제 의식도 분명하지만, 일각에선 초저신용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고위험 대출이라는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12일 유통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쿠팡파이낸셜은 쿠팡 입점 판매자를 대상으로 ‘판매자 성장 대출’을 운영하고 있다. 쿠팡 내 판매 실적과 반품률 등을 기준으로 심사해 최대 5000만원까지 사업 자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금리는 연 8.9~18.9%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대출 규모는 100억원대, 평균 금리는 연 14% 초중반대로 알려졌다.
해당 대출은 쿠팡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일정 비율(5~15%)을 정산 주기마다 자동 상환하는 구조다. 매출이 줄면 상환액도 함께 줄고, 매출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최대 3개월까지 상환을 유예할 수 있다. 중도상환수수료나 연체 가산금리는 없다.
논란은 금융당국 수장의 공개 발언을 계기로 본격화됐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해당 대출을 두고 “납득하기 어려운 이자율 산정 기준”이라며 “폭리를 취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최대 금리가 법정 최고 수준에 근접한 데다, 플랫폼과 정산 구조를 동시에 쥔 사업자가 입점업체를 상대로 대출을 제공하는 방식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그러나 금리만 놓고 과도한 폭리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금융권에 따르면 쿠팡 대출 이용자의 약 60%는 신용등급 6~10등급이다. 이 중 20%가량은 2금융권에서도 대출이 어려운 8~10등급으로 파악된다.
전체 이용자의 약 80%는 월 매출 1000만원 이하의 소상공인이다. 저축은행 신용대출의 경우 7등급 이상 평균 금리가 연 17~18% 수준이고, 정책서민금융 상품 역시 최하위 신용등급은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초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이라는 점에서 금리가 낮을 수는 없는 구조”라며 “금리만으로 기존 금융권 상품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사안의 쟁점은 해당 대출을 신용대출로 볼 것인지, 사실상 담보대출로 볼 것인지에 대한 해석 차이로 귀결되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은 쿠팡파이낸셜이 판매자에게 지급할 정산금을 관리하고, 대출금을 정산금에서 자동 상계하는 구조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회수가 가능한 재원에 최고 연 18.9%의 금리를 적용한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판매대금을 사실상 상환 재원으로 확보한 셈이라 구조적으로는 담보대출에 가까운 성격을 띈다는 평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산 주기 내에 확정된 매출분까지 상환 재원으로 묶여 있다면, 리스크 프리미엄보다는 플랫폼이 가진 통제력이 금리에 반영된 구조로 볼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쿠팡파이낸셜의 대출이 불확실한 미래 매출을 상환 재원으로 삼는 구조라 그 만큼의 리스크를 떠안아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판매자가 폐업하거나 매출이 급감할 경우, 회수의 전제가 되는 미래 매출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며 “대출 대상의 상당수가 초저신용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손 리스크를 보수적으로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판매자들 사이에서 ‘현실적인 대안이었다’는 반응도 나온다. 쿠팡에 2년 넘게 입점해 성인용 기저귀를 판매하는 한 판매자는 “사업자 대출이 거의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매출에 따라 유연하게 상환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을 덜어줬다”며 “금리가 높다고 느끼긴 했지만 실행 속도와 상환 방식까지 고려해 선택했다”고 말했다.
쿠팡파이낸셜의 판매자 성장 대출을 둘러싼 논쟁은 플랫폼 금융이 부담하는 리스크와 허용 가능한 금리 수준의 경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이 구조를 신용대출로 볼지, 플랫폼 담보가 결합된 상품으로 볼지에 따라 향후 유사 모델 전반에 미칠 파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