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상용화 ‘먹는 위고비’… 국내 언제 들어오나
||2026.01.11
||2026.01.11
미국에서 ‘경구형(먹는) 위고비’가 본격 상용화 단계에 돌입했다. 주사제가 대부분인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시장에 경구제가 등장하면서, 국내 도입 시점과 파급 효과에 대한 관심이 동시에 커지는 모습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전역에서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25밀리그램(㎎), 이른바 ‘먹는 위고비’의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 2025년 12월 22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체중 감량·유지를 목적으로 한 최초의 경구 GLP-1 비만 치료제로 승인한 지 약 2주 만이다. 주사제 위고비가 비만 치료 시장의 판을 키웠다면, 경구제는 복약 편의성을 무기로 시장의 저변을 한층 넓힐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상 근거도 주목받고 있다. FDA 승인 근거가 된 임상 3상 ‘OASIS-4’ 연구에서 경구용 위고비는 64주 투여 시 평균 체중 감소율이 최대 16.6%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지속 여부를 고려하지 않아도 평균 13%대 감량 효과를 보이며 위약군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회사 측은 장기 체중 감량뿐 아니라 비만과 심혈관질환을 함께 가진 환자에서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을 낮추는 적응증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가격 전략도 공격적이다. 보험 적용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초기 용량(1.5㎎, 4㎎)은 월 149달러(약 21만7000원)에 공급되며, 최고 용량인 25㎎은 월 299달러(약 43만5000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주사제 대비 가격 경쟁력과 함께 냉장 보관과 콜드체인이 필요 없다는 점은 원격의료와 약국 유통 확대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미국에서는 CVS, 코스트코 등 대형 약국은 물론 원격의료 플랫폼을 통한 판매도 병행되고 있다.
문제는 국내 도입 시점이다. 경구용 위고비는 주사제와 동일한 성분을 사용하지만, 제형과 용량, 임상 데이터가 달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별도의 품목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후 급여 등재 여부와 약가 협상까지 거쳐야 실제 처방이 가능하다. 주사제 위고비가 미국 출시(2021년 6월) 이후 국내 출시까지 약 3년 4개월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구제 역시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급여 여부는 국내 시장 확산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비만 치료제는 건강보험 적용 범위가 제한적인 영역으로, 급여 적용 시에는 재정 영향과 비용 대비 효과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불가피하다. 반대로 비급여로 시장이 열릴 경우 병·의원 자비 처방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도 있지만 가격 부담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노보 노디스크 측은 국내 도입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두지는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25㎎의 국내 도입과 관련해 보건 당국과 성실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사제 위고비 출시 당시 한국이 우선 출시 국가군에 포함됐던 점을 고려하면, 경구제 역시 비교적 빠른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경쟁 구도도 변수다. 경구용 위고비가 먼저 시장에 안착하면서 경쟁사들은 추격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일라이 릴리는 자체 개발 중인 먹는 비만 치료제 ‘오르포글리프론’의 FDA 승인을 앞두고 있으며, 승인 시점에 따라 글로벌 시장은 주사제와 경구제, 복합 옵션이 공존하는 다층 경쟁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먹는 위고비의 미국 상용화는 비만 치료 패러다임이 ‘주사 중심’에서 ‘복용 선택지 경쟁’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국내 도입 시점은 아직 불투명하지만, 경구제 시대를 대비한 제도·시장 논의는 더 빨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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