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불붙인 반등… 전기차 시장 다시 가속
||2026.01.10
||2026.01.10
전기차 시장을 둘러싼 ‘성장 둔화’ 논쟁이 다시 뒤집히고 있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가 전년 대비 50% 이상 급증하며 전체 자동차 시장의 평균 성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내연기관차는 빠른 속도로 전기차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업계에서는 가격 인하와 신차 공세에 나선 수입 전기차들이 시장 반등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카이즈유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국내 신차 등록 대수는 168만8007대로 전년 대비 3% 증가했다. 이 가운데 친환경차 비중이 크게 확대됐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전년 대비 45만2714대로 14.7% 늘었고, 전기차는 22만897대로 50.4% 급증했다.
반면 내연기관차는 감소세가 뚜렷했다. 휘발유차는 전년 대비 76만7937대로 1.9% 줄었고, 경유차는 9만7671대로 31.8% 급감했다. 연간 경유차 등록 대수가 10만 대 아래로 내려간 것은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경유차가 사실상 퇴출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성장세는 수입차 시장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2025년 수입 전기차 등록 대수는 4만9496대로 전년 대비 84.4% 증가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도 1만3619대로 48.5% 늘었다. 같은 기간 휘발유·디젤 수입차는 각각 38.5%, 54.9% 감소했다. 수입차 시장이 전동화 전환의 ‘시험대’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전기차 반등의 중심에는 테슬라가 있다. 테슬라는 2025년 ‘모델 Y’ 단일 차종으로 5만405대를 판매하며 2년 연속 수입차 베스트셀링 1위를 차지했다. 전체 판매량은 5만9916대로 전년 대비 101.4% 증가했다.
업계는 테슬라의 가격 인하 전략과 브랜드 인지도 상승, 충전 편의성 개선이 실적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는 2025년 수요 회복을 위해 두 차례 가격을 인하했고, 2025년 12월 31일에는 주력 모델인 모델 3와 모델 Y 가격을 각각 940만원, 315만원 낮추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테슬라는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소비자 정책과 인프라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재 10곳인 서비스센터를 올해에만 18곳 추가 확보하고, 모델 3 프리미엄 롱레인지 모델을 국내에 투입해 선택지를 넓힐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서비스 네트워크 확장이 테슬라 성장의 지속성을 가늠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폴스타는 6000만원 이상 전기차 가운데 최다 판매 모델을 내놓으며 존재감을 키웠다. 고가 전기차 시장에서도 가격 대비 성능과 디자인을 앞세운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중국 브랜드의 약진도 눈에 띈다. 2025년 국내에 처음 진출한 BYD는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앞세워 빠르게 안착했다. 협회 집계 기준 BYD는 2025년 6107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판매 순위 10위에 올랐다. 가성비와 실사용 중심 차종을 단계적으로 투입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시장을 ‘침체’가 아닌 ‘재편 국면’으로 보고 있다. 가격 인하와 신차 투입이 맞물리며 억눌렸던 수요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둔화는 구조적 한계라기보다 가격과 선택지 부족에서 비롯된 측면이 컸다”며 “보조금 축소와 금리 부담 속에서도 가격 경쟁력이 회복되자 대기 수요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시장은 이미 기술 경쟁을 넘어 가격·서비스·브랜드 신뢰를 종합적으로 평가받는 단계에 들어섰다”며 “올해는 전기차 성장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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