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돈 쌈짓돈처럼 쓴 농협중앙회... 부실 우려 속 임원에 천만원대 선심성 성과급
||2026.01.09
||2026.01.09
농협중앙회가 회원 조합의 연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임원들에게 선심성 성과급을 1000만원 이상 지급하는 등 경영 부실이 심각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작년 11~12월 진행한 농협 특별감사에서 이런 경영상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감사는 작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농협중앙회의 낙하산 인사, 조합장 선거 매표(買票) 행위, 지역 농축협 횡령·부당 대출 등의 의혹이 제기되면서 진행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달 농식품부 업무 보고에서 “농협은 진짜 문제”라며 철저한 감사를 지시했다.
◇ 이사가 “성과급 줘” 안건 올린 뒤 통과시켜
농협 회원 조합 연체액은 2023년 말 9조원대에서 2024년 말 14조원대, 작년 5월 말 18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그런데 농협중앙회 2024년 이사회에서 이사 중 한 명이 부회장과 집행 간부 등 11명에게 총 1억5700만원의 특별 성과 보수를 지급하는 안건을 갑자기 상정한 뒤 통과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중앙회는 또 활동 내용에 대한 확인도 없이 비상임 이사와 감사, 조합 감사위원 등에게 매년 2회 활동 수당을 지급하고 있었다. 수당은 한 달 기준 300만∼400만원이다. 이번 감사에 외부 전문가로 참여한 윤종훈 회계사는 브리핑에서 “농협중앙회가 재계 10위 안에 드는 규모인데 일반 기업에 비해 시스템과 인력 전문성에서 상당히 많이 뒤처져 있다고 느꼈다”고 했다.
농협중앙회 무이자 자금 지원이 조합장이 중앙회 이사로 있는 특정 조합에 쏠린 사실도 확인됐다. 농협 일반 조합 1052개의 2024년 무이자 자금 지원액은 조합당 평균 121억7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7.6% 증가했다. 그런데 조합장이 중앙회 이사로 재임 중인 18개 조합에 나간 무이자 자금은 181억원으로 26.3%나 늘었다.
농협중앙회가 물품 구매, 공사 등 용역을 퇴직자가 출자한 회사와 수의 계약한 정황도 드러났다. 농협중앙회는 퇴직자 단체가 출자한 특정 용역업체와 경비·운전 인력을 수의 계약해 왔고, 농협 자회사는 이 업체에 건물 일부를 무상으로 제공했다고 한다. 또 농협중앙회는 2023년과 2025년에 특정 컨설팅 업체와 각각 15억8500만원짜리 경영 자문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제 중 일부가 계약 목적에 맞지 않았다고 정부는 판단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출장비를 과도하게 쓰고 업무추진비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강 회장은 2024년 3월 취임 이후 해외 출장 때 농협중앙회가 정한 숙박비 상한을 넘긴 돈이 4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중앙회는 1박당 250달러를 쓰도록 정하고 있는데, 강 회장은 1박당 최소 50만원에서 186만원을 넘겼다고 한다. 강 회장은 해외 5성급 호텔 스위트룸을 이용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회장은 또 업무추진비 내역도 공개하지 않았다고 한다. 농식품부 감사 과정에서 이런 내용에 대한 소명을 요청받고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농식품부는 이번에 발견된 문제점이 수사 의뢰할 사안인지에 대해서 추가 감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 농식품부, 3년에 한 번씩 농협 감사하는데... 그동안 못 잡아내
이번 특별감사로 농식품부의 농협 정기 감사의 문제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식품부는 3년에 한 번씩 농협 경영 전반을 정기 감사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2024년에도 농협을 감사한 바 있다. 이때 감사 대상 기간이 2021~2023년으로 이번 특별감사 대상 기간(2022~2025년)과 겹친다. 그런데 당시 정기 감사 때는 적발되지 않았던 불법 행위들이 이번에는 대거 발견됐다. 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농식품부의 농협 감사가 형식적으로 이뤄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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