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규제지역 결정 주정심, 5년 만에 ‘수술대’ 오른다
||2026.01.09
||2026.01.09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 지정 여부를 결정하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가 5년 만에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국민의 재산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동산 정책을 심의하는 기구지만 회의록이 공개되지 않아 ‘깜깜이’ 결정이 이뤄진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따르면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등 12인은 주정심의 심의 사항 중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지정·해제 등에 대한 회의록은 공개를 원칙으로 하는 주거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주정심은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 등의 지정 및 해제 등 주거정책에 관한 중요한 내용을 심의하기 위해 국토부에 설치된 위원회다. 국토교통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한다. 위원 29명 중 공무원은 14명, 민간 위원은 15명이다.
주정심에서 결정하는 내용은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위원들이 해당 결정을 내리기까지 어떤 논의를 거쳤는지에 대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김재섭 의원은 “현행법에는 회의록 작성·보존 의무만 존재하고 회의록을 공개할 의무가 없어 정책 결정의 투명성과 합리성을 검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고 했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주정심 위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회의록에 위원의 정보를 익명으로 공개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한국은행법상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 결정 후 의사록을 익명으로 공개해 정책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주택법 시행령에서는 주정심을 개최할 경우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때 위원장이 서면으로 심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지난해 열린 주정심 본회의는 모두 서면으로만 개최됐다. 국토부가 공개한 주정심 활동 내역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4일과 6월 23일 열린 주정심은 출석 회의가 아닌 서면 회의로 열렸다.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삼중 규제로 묶어버린 10·15 대책을 발표하기 위해 이틀 전 열린 주정심 또한 서면으로 개최됐다.
주정심과 관련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집값 급등세를 잡기 위해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는 지역이 늘어나자 주정심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국회는 지난 2021년 주정심의 구조와 의사 결정 과정을 개선했다. 전체 위원 중 위촉직 위원이 과반수가 되도록 해 정부 주도의 결정을 막을 수 있는 구조로 만들었고 주정심 회의록을 작성, 보관을 의무화했다. 서면 회의가 남발되지 않도록 재적 위원 과반수의 서면 심의서 제출과 제출한 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할 수 있도록 서면 의결 절차도 신설했다.
당시에도 주정심 회의록을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주정심 위원의 자유로운 의사 개진이 보장돼야 한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전문가들은 주정심 위원의 독립적인 의사 표명이 필요하다는 점은 동의했지만 부동산 규제를 결정하는 주정심의 투명성을 높일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모든 정보가 공개되는 시대에 접어든 만큼 주정심 역시 부동산 정책의 결정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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