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실적부진 전망에 주춤한 은행株… 새해엔 빛보나
||2026.01.09
||2026.01.09
은행주가 코스피 상승세를 타지 못한 채 뒷걸음질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2% 하락하며 시장 평균치를 훨씬 밑돌고 있다. 반도체 쏠림이 가중된 상황에서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등에 따른 실적 부진 우려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은행주를 담고 있는 KRX 은행 지수는 최근 한 달간(12월 8일 대비) 2.2%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 상승률 9.6%를 11%포인트 이상 처지는 결과다.
회사별로 보면 KB금융 3.4%, 우리금융지주 2.9%, 하나금융지주 2.2%, 신한지주 0.6%씩 각각 하락했다. 기업은행(-2.9%)·카카오뱅크(-2.7%)·BNK금융지주(-1.7%)·JB금융지주(-1%)·제주은행(-8.4%) 나머지 은행주도 마찬가지였다. iM금융지주(2.6%)만 유일하게 상승했다.
은행주가 부진에 빠진 것은 반도체로 수급이 몰린 가운데 실적 기대마저 꺾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날 대신증권이 추정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지난해 4분기 합계 지배주주순이익은 2조710억원으로 컨센서스(증권사 3곳 이상 예상치) 2조5441억원보다 20% 이상 적었다.
같은 날 은행업 리포트를 낸 한국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도 각각 2조50억원, 1조9302억원을 제시했다. 업데이트된 수치가 나올수록 전망치는 더욱 쪼그라드는 분위기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모멘텀이 둔화하고 반도체로 수급이 몰리면서 차익실현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4분기 실적을 짓누른 건 제재 관련 일회성 비용이다. 금융당국은 작년 11월 홍콩H지수 연계 ELS 주요 판매사 5곳(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에 과징금 2조원을 사전 통보했는데 은행들이 그중 일부를 4분기 실적에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 4대 금융지주 소속 은행들이 LTV 정보를 사전 공유해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했다는 의혹의 LTV 담합 사안도 마찬가지다.
대신증권은 과징금을 KB금융 5000억원, 신한지주 3000억원, 하나금융지주 2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고, 하나증권은 KB금융 4500억~5500억원, 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 각각 2000억~2500억원, 우리금융지주 1000억~1500억원으로 봤다. 매매평가익 감소에 따른 비이자이익 부진, 희망퇴직 실시로 인한 대손비용 확대 등도 악재로 꼽힌다.
다만 과징금 등 불확실성이 4분기 실적에 반영되는 만큼 새해엔 배당이 투자심리를 개선할 것이란 게 증권사 관측이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배당성향 40% 이상 또는 25% 이상이면서 전년 대비 배당금 10% 이상 확대)에 충족하기 위해 주당배당금(DPS)을 늘릴 가능성이 큰 게 호재다. 또 비과세 배당인 감액배당을 할 수 있는 점도 투자 매력도를 높인다. 감액배당이란 자본준비금 등 납입자본을 감액해 주주에게 현금을 배당하는 방식으로 배당소득세가 적용되지 않는다.
국내 은행주가 다른 나라 은행주보다 저평가돼 있다는 점도 나름 호재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025년 예상 한국 은행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평균 0.67배로 미국(1.98배)·일본(1.35배)·대만(1.82배)·영국(1.38배)보다 낮다.
박 연구원은 “3차 상법 개정 등 지수 상승을 위한 정책적 요소들이 국회 통과를 대기 중이고 안정적인 이익 증가와 총 환원율 50% 달성이 가시화됐다”며 “비과세배당을 아직 실시하지 않은 KB·신한·하나의 경우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데 글로벌 피어그룹(경쟁사) 대비 여전히 밸류에이션 매력이 존재해 외국인 수급은 충분히 유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주주환원 유일한 변수인 4분기 DPS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상향될 것”이라며 “분기 DPS와 감액배당 결의 여부, 분리과세 요건 충족을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이던스 등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환율 향방이 관건이라는 의견도 있다. 환율이 오르면 CET1 비율(보통주자본비율)이 내려가 배당 등 주주환원 여력이 줄어들어 은행주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징금 등으로 인해 은행들의 4분기 순익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DPS 상승에 따른 추가 부담 등을 감안하면 CET 1 비율은 20bp(1bp=0.01%포인트) 정도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환율 하향안정화 현상이 계속될 경우 그동안 반영하지 못했던 주가 상승이 뒤늦게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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