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약금 면제 후 번호이동 시장 과열...SKT 쏠림 심화
||2026.01.09
||2026.01.09
[디지털투데이 이진호 기자] 위약금 면제를 결정한 KT를 떠난 고객 10명 중 7명이 SKT로 통신사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KT가 내놓은 보상안이 기대에 못미친 가운데, SKT가 펼친 공격적인 마케팅이 나름 먹혀들면서 고객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KT가 위약금 면제를 시작한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이달 7일까지 총 13만599명 고객이 이탈했다. 이 기간 KT를 떠난 고객 74%가 SKT를 선택했다. 하루 기준으로는 최대 2만8000명 이상이 KT에서 SKT로 옮겼다.
앞서 SKT는 지난해 7월 해킹 관련 5000억원 규모 고객 보상안에 요금 할인과 부가 혜택 확대 등을 포함했다. 반면 KT 고객 보상안에는 요금 할인이 포함되지 않았다.
KT는 해당 보상안 규모를 약 4500억원으로 추산했지만 직접적인 통신비 절감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고객 이탈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SKT와 KT에서 발생한 사고를 바라보는 소비자 인식에도 차이가 있다.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SKT가 컸지만 KT는 직접 금전적 피해가 발생했다. 업계 관계자는 "KT 가입자 입장에서는 불안은 더 큰데 보상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인식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유심 해킹 사고를 겪었던 SKT가 비교적 빠른 사과와 보상 정책을 내놓은 것도 이번 국면에서 신뢰 자산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사고 자체보다도 사후 대응이 고객 마음을 움직이는 요인"이라며 "과거 경험을 통해 위기 대응 매뉴얼을 정리해 둔 셈"이라고 말했다.
SKT가 앞서 제시했던 멤버십 정책도 효과를 보는 모습이다. SKT는 2025년 4월 19일부터 7월 14일 사이 자사 회선을 해지한 고객이 36개월 안에 재가입하면 해지 전 가입 연수와 T멤버십 등급을 그대로 복원해준다.
장기 고객일수록 이러한 혜택의 체감 효과는 크다. 가입연수와 비례해 요금 할인폭이 커지기 때문이다. 유심 해킹에 대한 불안감으로 SKT를 떠났지만 KT 또한 안심할 수 없다는 인식도 SKT 복귀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심 해킹 때 KT로 갔다가 SKT로 돌아가는 유턴 고객 비율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SKT는 현장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특정 요금제 이용 시 요금을 환급해주는 정책을 진행하는 한편, 일부 유통망에서는 단말 교체 없이 유심만 변경해도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KT 이탈 고객을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장기적인 실적 방어 측면에서는 KT의 선택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요금 할인을 배제하면서 통신비 수입을 통한 현금 흐름에 직접 타격을 주지 않는 선택을 했다"며 "단기적인 고객 이탈은 불가피하겠지만 실적 하락 폭은 SKT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SKT는 해킹 사고가 있었던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0.9% 감소했다. 해킹으로 인한 직접적인 금전 손실은 없었지만, 요금 할인과 고객 보상 비용이 실적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반면 요금 할인을 제외한 KT는 통신비 수입을 통한 현금 흐름을 일정 부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LG유플러스와 알뜰폰도 일부 KT 이탈 고객을 흡수했지만, SKT와 격차가 크다. LG유플러스는 일별로 4000~7000명 수준 KT 이탈 고객을 유치했다. 알뜰폰으로 이동한 고객 역시 전체 흐름을 뒤집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다.
KT 위약금 면제 기한은 오는 13일까지다. 업계는 면제 종료 시점까지 번호이동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일각에서는 이후 갤럭시 S26 출시 전까지 시장이 당분간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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