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니코틴 막자 또 다른 길 열렸다…‘유사니코틴’ 확산 경고등
||2026.01.09
||2026.01.09
4월부터 합성니코틴 첫 규제…경고그림·자판기 제한
담배 정의 확대 효과…합성니코틴 관리 사각 해소
규제 피해간 ‘유사니코틴’ 부각…추가 입법 필요

담배와의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올해를 기점으로 합성 니코틴을 사용하는 액상형 전자담배도 국내에서 ‘담배’로 규제받는다. 일반인에게는 이미 담배로 인식돼 왔지만, 이 액상형 전자담배가 법적으로 담배로 분류되기까지 약 10년이 걸렸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아직 ‘사각시대’가 존재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에 합성 니코틴을 규제하면서 유사 니코틴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유사 니코틴은 화학적 구조가 니코틴과 닮아 효과도 비슷한데, 일부 업체는 이를 ‘무(無)니코틴’으로 표기해 판매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4월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합성니코틴을 사용하는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규제가 기존 연초 담배 수준으로 높아질 예정이다. 개정안의 골자는 담배의 정의를 기존 천연니코틴의 원료인 ‘연초의 잎’에서 ‘연초’ 또는 ‘니코틴’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가장 큰 변화는 건강경고 의무 적용이다.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에도 담뱃갑 겉면에 경고그림·문구를 반드시 표시해야 한다. 이로써 청소년에게 무방비로 노출된 액상형 전자담배가 최소한의 안전망을 구축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또한 담배 정의가 확대되면서 학교·병원·관공서 등 금연구역에서 합성 니코틴 전자담배를 사용할 경우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 청소년과 젊은 층을 겨냥한 맛·향 마케팅에도 제동이 걸린다. 과일이나 디저트 향을 강조하는 문구·이미지를 포장이나 광고에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동시에 무인 담배자동판매기에 대한 규제도 강화된다. 합성 니코틴 전자담배 자동판매기는 설치 장소가 제한되고 성인 인증 장치를 의무적으로 갖춰야 한다. 특히 내년 2월부터는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자동판매기 설치·운영이 단계적으로 금지된다.
이번 법 개정의 배경에는 전자담배를 둘러싼 시장 변화가 있었다. 국내 청소년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은 2023년 기준 3.1%로, 성인 사용률(4.5%)과 큰 차이가 없을 만큼 늘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청소년과 젊은 세대를 겨냥한 담배회사의 마케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시장은 벌써부터 허점이 보이고 있다.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담배 시장의 변화 속도도 만만치 않다. 합성 니코틴마저 규제 대상이 되자 이와 구조가 비슷한 화학물질인 ‘유사 니코틴’ 제품들이 규제의 빈틈을 파고들며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무(無)니코틴을 표방하는 유사 니코틴 제품, 전자담배 기기와 부품 등은 여전히 규제의 경계 밖에 놓여 있는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담배 시장에 대응하려면 성분이 아닌 기능과 사용 목적 중심의 보다 포괄적인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사 니코틴은 니코틴과 화학적 구조가 유사해 니코틴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지만, 법적으로는 니코틴으로 분류되지 않는 물질이다. 일부 업계에서는 메틸 니코틴이 성분이 들어 있는 제품을 팔면서 ‘무니코틴 제품’이라 소개하면서 팔고 있다.
일례로 유사 니코틴의 대표 격인 메틸 니코틴이 대표적이다. ‘6-메틸 니코틴’이라고도 불리는 메틸 니코틴은 니코틴에 메틸기(-CH3)가 결합한 변형체다. 메틸 니코틴은 니코틴의 10분의 1 농도로도 니코틴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
유사 니코틴은 니코틴을 본떠 만든 인공 니코틴이다. 화학구조를 일부 변형해 규제를 피하고 있지만, 최근 연구들은 유사 니코틴의 위험성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8월 세계적인 학술지인 ‘란셋 호흡기의학 저널’에도 유사 니코틴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투고문이 실렸다.
프랑스 생테티엔 국립광업학교의 제레미 푸르셰 교수는 “현재 유사 니코틴의 인체 내 약물적 특성은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초기 독성학적 분석에서는 여러 중대한 우려가 제기된다”고 경고했다.
특히 담배사업법 개정 이후로 기존 전자담배 시장이 무니코틴 시장으로 대거 이동하거나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무니코틴 액상전담의 99%가 중국에서 수입되는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지난해 중국산 무니코틴 수입량은 벌써 100톤을 훌쩍 넘기면서 4년 만에 2배 넘게 늘었다.
청소년 접근성이 여전히 용이하다는 점에서도 문제다. 유사 니코틴은 니코틴과 유사한 효과를 내지만, 현행법상 니코틴으로 분류되지 않아 담배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이로 인해 미성년자 판매 제한이나 온라인 유통 차단과 같은 기본적인 관리 장치가 부재한 상태다.
이에 전문가들은 법의 사각지대로 왜곡된 담배 시장이 커지기 전에 무니코틴 전담에 대한 유해성 검증을 실현하고, 한발 빠른 법 제정으로 입법 공백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만 유사 니코틴을 규제하기 위해서는 결국 ‘담배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라는 정의의 문제가 남는다. 합성 니코틴이 담배 정의 확대를 통해 규제 대상이 된 것처럼, 유사 니코틴 역시 작용 기준의 정의 개편 없이는 현행 법체계 안에서 관리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사니코틴 제품까지 담배로 규제하는 법안을 발의한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업계는 이미 세금과 규제를 피하기 위해 유사니코틴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반쪽짜리 규제가 아니라 실효성 있는 규제를 위해 유사니코틴에 대한 추가 입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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