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통합계좌’ 뭐길래…하나 이어 삼성·미래·신한 줄줄이 출사표
||2026.01.09
||2026.01.09
하나증권이 지난해 말 국내 증권사 최초로 외국인 통합계좌를 출시한 데 이어 다른 증권사들도 속속 진출에 나서면서 외국인 통합계좌 2호 출시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증시가 활황장을 보이는 가운데 외국인 개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시장 접근성 확대로 신규 외화 유입이 촉진될지 주목된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이달 초 외국인 통합계좌 테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서비스 출시를 위한 준비 작업에 나섰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 TF를 꾸리고 해당 사업과 관련한 논의를 시작했다”며 “여러 부서에서 같이 진행하는 사업으로, 내부통제, 기술적인 부분 등 다방면에서 꼼꼼히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통합계좌란 외국인이 국내 증권사 계좌를 직접 개설하지 않아도 현지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를 통해 국내 증권사 계좌와 연계, 개별 주문을 넣어 국내 주식을 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과거 국내 주식에 투자하려면 한국 증권사 계좌를 직접 개설해야 했지만 외국인 통합계좌 출시로 현지 증권사 계좌를 통해서도 주문·결제가 가능해졌다.
증권사들이 해당 서비스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건 지난해 4월 금융당국이 하나증권의 해당 서비스를 혁신서비스로 지정하는 등, 외국인 투자 관련 전반적인 규제를 완화한데 따른 것이다.
기존에는 국내 증권사 계좌 개설을 비롯해 투자자 등록이 까다로워 웬만한 자금을 굴리는 외국 기관투자자가 아니고서는 국내 주식 투자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는 외국인 개인 투자자들에게 한국 증시 투자가 어렵다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이 2017년 2월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외국인 통합계좌를 도입했지만 몇 년간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다른 규제로 시행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해외 현지 금융사들이 국내 주식을 사고 싶어 하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주문을 받고 외국인 통합계좌로 일괄 주문을 넣더라도 투자 내역을 당국에 즉시 보고해야 하는 의무가 있어 부담을 느꼈다. 또 국내에 법인을 두고 있는 해외 금융사만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점도 외국인 통합계좌 시행을 늦추는 걸림돌로 작용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4월 정례회의를 통해 외국인 통합계좌를 포함한 외국인 투자 관련한 전반적인 규제를 완화하고, 하나증권의 해당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해 외국인의 국내 주식 직접 투자를 허용했다.
정부도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등으로 외국인의 국내 투자 수요가 늘어나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등을 위해 외국인 통합계좌 확대를 지원하고 있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불발 요인 중 하나로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증시에 대한 낮은 투자 접근성이 지목됐기 때문이다.
나아가 정부는 장기적으로 해외 개인 투자자가 확대되면 신규 투자자금 유입을 촉진해 외환 수급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해당 시장이 당장 수익성이 나지 않더라도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판단해 진출에 속속 나서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미국, 유럽, 일본, 베트남 등 다양한 나라의 주식에 투자하고 있지만 반대로 해외에 사는 외국인들은 투자를 하려면 한국에 들어와 계좌를 개설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하지만 한국 증시는 전세계 상위 10위권에 들고 K팝이나 인공지능(AI) 붐 등으로 한국 기업도 주목받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시장은 점차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에선 하나증권이 가장 적극적이다. 하나증권은 2024년 2월 외국인투자솔루션팀을 신설해 해외 증권사 협약, 결제 프로세스 구축 등 작업을 추진해 왔다. 이후 당국의 혁신서비스 지정 등으로 상품 출시를 위한 길이 열리면서 지난해 10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외국인 통합계좌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개시하고 홍콩에서 첫 거래를 완료했다.
현재 하나증권은 홍콩 엠퍼러증권 외에도 일본, 대만의 증권사와 논의하며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하나증권은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역량을 통해 홍콩을 넘어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증권과 유안타증권도 지난해 9월 혁신 금융서비스를 추가 지정받아 통합계좌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해 말부터 제도 시행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이와 관련한 시스템 개선 등 작업에 나섰으며 해외에 있는 계열사와 논의 중이다.
유은정 기자
viayo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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